[증권][금융]인터넷뱅크 설립 정부말만 믿다가…

“인터넷뱅크의 인가기준을 마련하겠다는 정부의 말만 믿고 준비를 했는데 아무런 진전이 없습니다. 지난 1년3개월이 헛고생으로 끝날까 걱정입니다.”(동양종합금융 관계자).

“현재로서는 인터넷뱅크의 인가기준을 따로 마련할 계획이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인터넷뱅킹을 하려면 은행법에 따라 자본금이 1000억원이상, 1인당 지분한도가 4%로 일반은행을 설립하면 됩니다.”(금융감독위원회 당국자).

정부가 인터넷뱅크 설립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한 뒤 1년3개월 넘게 약속을 지키지 않아 관련업계의 불만을 사고 있다. 인터넷뱅크란 지점을 갖지 않고 인터넷에서 송금 계좌이체 대금지급같은 은행업무를 하는 사이버은행.

영업조직이 필요없어 80∼100명의 인원으로 은행업무를 하기 때문에 비용을 줄임으로써 예금금리는 높게, 대출금리는 낮게 하는 것을 영업전략으로 삼을 수 있다.

은행 보험 카드등 기존의 금융기관들이 하고 있는 인터넷뱅킹에 등록한 사람이 지난 3월말 현재 529만명에 이른 것을 볼 때 고객의 수요는 적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인터넷뱅크는 은행 보험 증권등 금융관련업무를 한곳에서 할 수 있는 원스톱서비스가 가능하다.

금감위는 이같은 상황을 감안해 작년 3월 청와대에 업무보고를 할 때 인터넷뱅크의 인가 및 감독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동양종합금융등 2∼3개 기관은 인터넷뱅크를 설립하기 위한 준비팀(태스크포스)을 만들어 준비작업을 해오고 있다.

그러나 재경부와 금감위는 인터넷뱅크의 인가기준을 언제 어떻게 마련할지에 대한 일정조차 제시하지 않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언제 구체방안을 마련할지에 대한 일정은 없다”고 밝혔다. 금감위 관계자도 “금융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데 신규은행을 인가해주면 기존은행의 부실화가 장기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뱅크 현황
지 역	인터넷뱅크
미국	SFNB 넷뱅크 넥스트뱅크 에어로뱅크 gl뱅크 E*트레이드뱅크등 12개
영국	EGG뱅크 fefirst-e Zebank등 5개
아시아	저팬넷뱅크 소니뱅크등 4개

현재 인터넷뱅크는 미국 12개, 영국 5개, 아시아 4개등 20여개가 설립돼 영업중.

일본에서는 제조업체인 소니가 인터넷뱅크인 ‘소니뱅크’를 6월11일부터 출범시켰고 올해중 5개가 더 설립될 예정이다. 홍콩과 대만도 지난해 인터넷뱅크 인가지침을 발표했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