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본즈-이치로 신들린 방망이 신기록 쳐낼까

  • 입력 2001년 6월 11일 18시 40분


스즈키 이치로(28·시애틀 매리너스)와 배리 본즈(3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올시즌 메이저리그를 흥분케 하고 있는 두 주인공이다. 각각 메이저리그 최다안타와 홈런 부문 신기록에 도전장을 내민 이치로와 본즈. 이들은 과연 신기원을 이룰 수 있을까.

▽이치로

메이저리그에서 성이 아닌 이름이 유니폼에 새겨진 유일한 선수. 별명은 ‘위저드(마법사)’. 마술 같은 공격능력으로 팀에 공헌한다고 해서 시애틀의 동료선수들이 그에게 붙여준 별명이다.

1m82에 70㎏의 가냘픈 몸매에서 150㎞대의 강속구를 받아쳐 총알 같은 안타를 뿜어내는 걸 보면 별명처럼 ‘마법’의 능력을 지닌 것 같다. 시애틀의 1루코치를 맡고 있는 존 모제스는 그의 타격을 보고 “손에 마치 테니스 라켓을 쥐고 있는 것 같다”며 혀를 내두른다. 어떤 구질, 어떤 코스의 공이라도 자유자재로 공략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타격 후 1루에 도달하는 시간이 3.7초(시애틀 구단에서 잰 것)에 불과할 정도로 빠른 발이 강점. 이를 의식, 메이저리그 팀들 사이엔 이치로가 타석에 서면 내야진이 모두 전진수비를 하는 ‘이치로 시프트’가 정석으로 돼 있지만 갖다 맞추는 능력이 탁월한 이치로는 그 사이를 뚫고 더 많은 안타를 뽑아내고 있다.

그는 11일 샌디에이고전에서 4회 2점홈런으로 61경기 만에 올시즌 100안타를 돌파한 첫 번째 선수가 됐다. 메이저리그 최다안타 기록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조지 시슬러가 1920년 154경기에서 때려낸 257개. 이치로의 현재 페이스라면 162경기를 소화했을 때 266개까지 가능하다. 이미 일본 프로야구 최다안타기록(210개·94년)까지 갖고 있는 이치로는 지금 미국무대까지 석권할 야망에 불타 있다.

▽본즈

“프로생활 중 처음 겪는 일이다. 어떻게 된 일인지 나도 잘 모를 정도다.”

‘신들렸다’는 표현이 딱 알맞다. 단타(14개)보다 홈런이 더 많다. 58경기에서 32홈런. 이 58경기 가운데 28게임에서 홈런을 쳐냈다. 역사상 그보다 빠른 홈런페이스는 없었다. 98년 단일시즌 홈런신기록(70개)을 세운 마크 맥과이어(세인트루이스)보다 더 빠르다.

40대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본즈는 오히려 지난해 개인통산 시즌 최다홈런(49개)을 날려 ‘제2의 전성기’를 예고했다. 올시즌 예상홈런은 무려 82개.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신기록 경신에 약간 회의적이다. 그의 나이를 감안할 때 체력이 떨어지는 후반기엔 페이스가 떨어질 거라고 보기 때문.

미국 매스컴이 연일 홈런 때문에 호들갑을 떨고 있지만 정작 본즈는 담담해 한다. 그는 “내가 홈런을 쳤는데 팀이 경기에 패한다면 그 홈런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승리와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이 최우선 목표”라고 말한다. 본즈가 속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내셔널리그 서부조 4위에 머물러 있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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