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뉴스]트윈스 돌풍의 숨은 주역 탐 켈리

  • 입력 2001년 4월 24일 11시 32분


요즘 돈없는(?) 구단의 대명사 미네소타 트윈스의 돌풍이 그 끝을 모르고 휘몰아치고 있다. 1억불 가까운 돈을 쓰고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구단들 입장에서는 너무도 부러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트윈스의 '01시즌 예기치 못한 초반 돌풍은 분명 메이저리그를 더욱 흥미롭게 해주는 요소 중 단연 손꼽히는 요소라 하겠다. 그 누구도 현재 이처럼 거센 트윈스의 돌풍을 예상치 못했다.

트윈스 돌풍의 원인에 대해 말들이 많다. 영건들의 성장에 힘을 듬뿍 받은 선발투수진 때문이라는 사람들도 있고 데이빗 올티즈, 코리 카스키같은 중심타자들의 성장에 그 원인을 두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진정한 트윈스 돌풍의 베이스에는 오랫동안 패배에 익숙해지면서도 젊은 선수들에게 용기와 격려, 그리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탐 켈리라는 감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탐 켈리란 어떤 인물인가? 언제나 명장으로 손꼽히면서도 미네소타 트윈스라는 약팀을 맡은 후로는 너무도 쳐지는 팀 전력을 가지고 고전을 면치 못했던 감독이다. 그러나 그에게는 비젼과 자신만의 철저한 야구철학이 있었다.

우선 그는 트윈스의 재정상태나 시장성을 잘 간파하고 있었다. 트윈스는 LA 다저스나 뉴욕 양키스, 또는 보스톤 레드삭스등과 같이 빅마켓을 소유하지도 않았으며 구단주가 그리 부유한 사람도 아니다. 또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나 시카고 컵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같은 팀처럼 야구에 너무나도 열정적인 팬들을 보유한 팀도 아니었다. 사실 미네소타는 미식축구나 케빈 가넷으로 대표되는 NBA 농구로 그 열기가 더욱 뜨겁다.

그래서 그는 항상 미래를 내다보았다. 물론 트윈스의 단장도 마찬가지였다. 척 노블락을 내다 팔았던 게 좋은 예이다. 당시 최고의 기량으로 최고의 2루수라는 찬사를 듣던 노블락을 과감히 포기하고 팀의 미래를 위해 지금은 팀의 에이스가 된 에릭 밀튼등과 같은 좋은 선수들을 수급했던 것이다. 하지만 미네소타는 브렛 랫키를 노리는 수많은 팀들의 유혹에도 불구하고 그만은 장기계약으로 묶어둔다. 바로 미래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증거였다. 그런 준비는 드디어 올시즌 초반 반쪽의 성공을 거두는데 좋은 밑거름이 되주고 있다.

또한 사람들이 탐 켈리를 말할 때 지나치게 수비력을 강조하는 감독으로 인식한다. 그는 어쩌면 편집증적일 만큼 선수들의 수비력을 강조한다. 수비가 되지 않는 선수는 아무리 공격적인 재능이 뛰어나고 스타선수라 할지라도 과감히 마이너로 강등시켜 수비력 보강을 위한 연습을 시킨다.

작년시즌 척 노블락이 팀을 떠난 후 트윈스의 리더역할을 담당하던 타드 워커를 마이너로 강등시켰던 것이 좋은 예이다. 당연히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었다. 당시 트윈스는 극심한 공격력 부재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때였기에 그 의문은 더했다. 곧바로 수비만 하는 트윈스라는 비아냥이 여기저기서 쏟아졌고 탐 켈리 감독은 언론들에 좋은 가십거리가 되었다. 당연히 타드 워커는 트레이드를 원했고 콜로라도로 옮긴 새둥지에서 맹활약한다.

그리고 타드 워커는 올시즌도 계속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역시 그는 좋은 선수였다. 하지만 톰 켈리감독의 고집은 그런 그를 단지 약간의 미흡한 수비로 인해 마이너로 내려 보냈고 트레이드까지 원인을 제공한 것이였다. 타드 워커는 사실 그렇게 수비가 허술한 선수가 아니었기에 그 선택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더욱 높았던 것이다.

비난은 쏟아졌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만큼 그는 철저한 자기만의 신념을 가지고 야구를 하는 감독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다시 차분하게 수비력이 전제가 된 젊은 선수들을 조련하면서 '01시즌을 준비했다.

현재 미네소타는 탐 켈리 감독을 필두로 잘 갖춰진 수비력에 전성기를 향해 달리는 젊은 선발투수진, 그리고 장타력에 일취월장하는 역시 젊은 타자들을 중심으로 막강 타력으로 대표되는 AL 중부지구에서 단연 선두로 질주중이다.

사실 많은 사람들은 미네소타의 돌풍에 그저 재미있다라고 가볍게 생각할 지 모르겠으나 준비한 자에게 미래가 있는 법.

탐 켈리감독을 위시한 트윈스는 오랜기간동안 패배에 익숙해져 가면서 준비한 결과를 이제서야 꽃피우고 있는 것이다.

미네소타를 맡은 후부터 외골수에 타협을 모른다는 비난만을 받던 탐 켈리 트윈스감독. 이제 그는 자신만의 야구를 드디어 만개시키면서 그에게 쏟아졌던 모든 비난을 조금씩 상쇄시키고 있다. 그리고 트윈스의 수비야구는 올시즌 정말 이변 중 대이변을 낳을 초석을 탄탄히 다지면서 오늘도 젊은 선수들을 잘 다독거리고 있다.

지장이자 덕장인 탐 켈리감독의 흔들리지 않는 야구 신념에 다시한번 진정한 박수갈채를 보낸다.

[저 작 권 자: ICCs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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