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온라인 도서할인제 표류…합의무산 가능성도

  • 입력 2001년 4월 24일 10시 22분


인터넷서점의 도서할인율 합의가 표류하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예스24,알라딘,북스포유,와우북등 할인제에 합의한 서점들이 합의한 비율을 지키지 않고 큰 폭의 할인제를 운영, 자칫 도서할인제 합의가 무산될 가능성마저 커지고 있다. 인터파크등 할인제 자체를 반대해 합의에 참가하지 않은 서점들은 최고 40%까지 할인제를 운영하고있다.

지난 12일 예스24,알라딘,북스포유,와우북 등 대형 인터넷 서점 4개사는 출판사들의 연합체인 출판인회의와 '신간서적 10% 할인, 5% 마일리지 제공(이하 15% 할인제도)'제도를 받아들이기로 합의,도서정가제를 둘러싼 온라인-오프라인 줄다리기가 일단락 된 듯 보였다.

그러나 시행 10일이 넘은 24일 합의에 참가한 인터넷 서점들마저 일부 신간서적을 합의된 가격보다 더 싸게 공급하는 등 이 제도를 파행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일부 전문가들은 벌써부터 도서할인제가 애초부터 지켜지기 힘든 약속으로 백지화될 우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여전히 20% 이상 싸게 파는 인터넷 서점=지난 12일 예스24 등 4개 인터넷 서점과 국내 250여개 출판사들의 연합체인 한국출판인회의는 도서할인제 논쟁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신간서적에 대해서는 10% 현금할인에 5% 마일리지 제공'을 넘지 않는 가격 할인 혜택을 주기로 했다.

하지만 이 제도가 시행된지 10여일이 지난 23일 현재 15% 할인제도에 합의한 인터넷 서점 4개사 중 이 제도를 제대로 지키는 업체는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예스24, 알라딘, 북스포유는 이 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공급하는 출판사에 따라 서로 다른 할인율을 적용하고 있다.

이번 달에 나온 책 가운데 일부는 이미 합의된 대로 15% 할인해 팔고 있다. 하지만 제도 시행 전처럼 정가보다 20%-25% 싸게 팔리는 책도 여전히 눈에 띈다.

와우북의 경우 내부 판매 시스템 미비를 이유로 15% 할인하기로 합의 한지 10여일이 지난 23일에야 이 제도 시행에 나섰다. 합의 뒤에도 열흘이 넘도록 정가보다 20%-30% 가량 싼 가격에 판 것이다.

업계에서는 와우북이 다른 인터넷 서점의 거듭된 합의 준수 요구를 받고 마지 못해 이 제도 시행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더구나 15% 할인제도에 합의하지 않은 인터파크, 예스로 등의 인터넷 서점이 40%를 넘는 할인율을 적용하면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왜 안지키나=이들 업체들은 명분상 '15% 할인율은 개별 출판사와 계약을 해 적용한다'는 이른바 '자율' 조항을 내세운다.

당초 4개 인터넷 서점들은 일률적인 15% 할인제도를 명시할 경우 공정거래법상 가격 담합행위에 해당된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출판인회의에 소속된 250여개 출판사와 개별 계약을 맺는 방법으로 15% 할인 제도를 적용하기로 했다.

따라서 예스24, 알라딘 등은 아직 개별 출판사와 계약을 맺지 않았다는 근거를 들어 일부 출판사의 서적을 최고 25%까지 할인해 팔고 있다.

고지식하게 15% 할인을 유지하면 자칫 막대한 영업 손실을 볼 수 있어 다른 업체의 눈치를 보며 할인률을 조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15% 할인합의 깨질 수도 있다"=출판사와 온라인 서점과의 개별 계약은 이번 달 말까지 계속 진행된다.

대형 출판사 중심으로 계약이 이뤄지고 있지만 군소 출판사 상당수는 아직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를 꺼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소 출판사들의 경우 싼 가격으로 공급해서라도 초판 인쇄한 물량을 밀어내야 하기 때문에 15% 이상의 가격 할인을 내심 바라고 있어 계약이 잘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와우북 관계자는 "만일 이번 달 말까지 개별 출판사와 계약을 맺지 않으면 앞으로 해당 출판사의 책 가격은 인터넷 서점이 자율적으로 책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15% 할인제도에 합의하기 전의 상황으로 되돌아 가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아직 속단하기 이르지만 "만일 이 계약을 체결하는 업체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면 15% 할인 합의는 사실상 깨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종우<동아닷컴 기자>he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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