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세계속의 인천 -'트라이 포트' 도약 부푼 꿈

  • 입력 2001년 4월 23일 1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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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 포트' 도약 부푼 꿈

인천 신공항-에어포트

송도 신도시-텔레포트

서해 최대항구-시포트

‘해는 서쪽으로 집니다. 그러나 이제서쪽에서도 해가 뜹니다.’ 21세기 동북아거점지로의 대도약을 도모하는 인천의 다부진 ‘자부심’이다. 영종도와 용유도 사이1700만평의 바다를 메워 조성한 인천국제공항(에어포트·Airport),비즈니스파크미디어파크 컨벤션파크등 최첨단 정보화도시가 조성되고 있는송도신도시(텔리포트·Teleport), 서해안 최대 항구이자 수도권 관문인 인천항(시포트·Seaport)…. 이같은‘트라이포트(Tri―Port)’의삼각 형태로도시 모습을 재편하고 있는인천시가‘제2의 개항’을 꿈꾸고 있다.

구한말 서구 문물을 최초로 받아들인 인천은 이를 일본 요코하마나 중국 상하이처럼 도시 발전의 ‘완벽한’ 기회로 삼지 못했지만 21세기 새 시대에는 대응방식을 달리해 ‘웅비’해 보겠다는 의욕을 갖고 있다.

◇'제 2의 개항' 어떻게

트라이포트의 한 축인 송도신도시가 공사 담장을 헐고 22일 시민들에 개방됐다. ‘시민화합 소풍의 날’로 정해 공사 현장을 선보인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경비행기쇼 시민건강걷기대회 연예인공연 등 문화 행사가 펼쳐져 ‘미래 도시 인천’의 야심 찬 미래를 축복했다.

1차 사업 구간인 535만평 중 서울 여의도 2배 규모인 176만평이 매립된 이 곳은 아직 흙먼지가 날리는 ‘평원’이지만 2003년말이면 인텔리전트빌딩, 전원형 아파트, 호수공원 등을 갖춘 신도시로 탈바꿈한다.

아마추어 사이클동호회인 ‘룩’ 회원 20여명도 2만여명의 소풍객에 끼어 자전거로 송도신도시를 둘러보았다. 이 모임의 단장 김원익씨(53)는 “그동안 먼발치로만 지켜보다가 직접 와 보니 우선 광활함에 놀랐다. 인천의 ‘약속된 미래’가 한 눈에 들어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송도신도시〓다음달 중 아파트단지 용지 분양이 실시될 예정인 송도신도시는 2003∼2014년까지 3단계로 나눠 1∼6공구 535만평의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곳에는 미디어밸리 테크노파크 국제업무단지 테마파크 국제무역단지 문화단지 첨단연구단지 등이 들어선다. 시는 이어 당초 계획한 총 1286만평의 송도해상신도시 건설 사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영종 용유지역〓동북아시아의 ‘허브공항’을 목표로 지난달 29일 개항된 인천국제공항은 2010년까지 인천에만 358조원의 경제적 효과를 비롯해 25만여명에 달하는 고용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

아직 주변 개발이 이뤄지지 않아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지만 몇년내에 ‘상전벽해’처럼 모습이 바뀐다. 먼저 지난달 착공한 인천공항∼김포공항∼서울역간 61.5㎞의 공항 전용 철도가 2005년과 2007년 2단계로 나눠 개통된다. 송도신도시∼인천국제공항간 14.6㎞의 제2연륙교도 민자 사업으로 2006년경 완공될 예정이다.

212만평 규모의 용유 무의관광단지는 아직 착공 단계에 이르지 않았지만 54억달러의 해외자본이 투입돼 2012년까지 호텔 콘도 골프장 카지노 해상리조트시설 비즈니스센터 등의 시설을 유치할 계획이다.

▽항만시설〓연간 1억2000여만t의 화물 처리 실적으로 전국 최대 물동량을 자랑하는 인천항은 갑문 시설로 인해 현재 선박의 입출항이 불편한 실정이다.

남북경협 등에 대비해 인천항을 중심으로 남항과 북항에 새로운 항만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남항에는 컨테이너 전용 부두를 유치하게 되며 북항은 민자 유치를 통해 2011년까지 5만t급 화물선 18척이 동시 접안할 수 있는 부두 시설의 건설이 추진된다. 인천시와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인천항 비전21’이라는 장기 발전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인천의 '외인지대'

영화 ‘북경반점’에서 작지만 유서 깊은 중국집 북경반점은 인천 앞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차이나타운’에서 촬영됐다.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기름에 파릇한 야채와 고기를 넣어 튀겨 내는 중국요리는 그야말로 ‘달인’의 경지다. 이 차이나타운이 요즘 중국인 관광객 입국 러시와 함께 국제적인 명소가 되고 있다.

또 인천항을 통해 러시아인들이 몰려오면서 자연스럽게 ‘러시아타운’이 형성되고 있다.

▽차이나타운〓경인전철 인천 종점인 하인천역 앞에는 중국식 전통 대문인 파이러우(牌樓)가 웅장한 모습으로 우뚝 서 있다. 4개의 붉은 기둥과 형형색색의 지붕(7개)으로 이뤄진 폭 17m, 높이 11m의 파이러우 상단에 ‘중화가(中華街)’란 명패가 붙어 있다.

인천 중구 선린동, 북성동 일대 ‘차이나타운’.

1883년 개항 이후 한때 2300여명의 화교가 거주할 정도로 번성했으나 지금은 300여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한중 교류 확대 등의 영향으로 차이나타운이 제2의 화려한 도약을 하고 있다. 이곳에는 1∼2년 전부터 중국인 관광객과 보따리상을 위한 점포, 무역대리점, 중국음식점, 숙박업소 등이 앞다퉈 들어서고 있다.

풍미, 대창반점 등 화교들이 운영해 온 7, 8개 기존 음식점 외에 최근 1∼2년 사이 자금성, 태화원, 태림봉 등 5, 6개의 음식점들이 추가로 문을 열었다. 개점 준비중인 음식점과 토산품점도 상당수에 달한다.

중구청은 중국인거리를 국제적인 차이나타운으로 개발하기 위해 파이러우∼자유공원 290여m 구간에 중국음식점, 중국수공예품매장, 중국 물품 벼룩시장 등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

▽러시아타운〓94년부터 러시아 선원과 상인들의 인천항 입항이 잦아지면서 인천항 주변에 미니 ‘러시아타운’이 형성됐다. 중구 사동 구 상공회의소 옆에는 ‘국제해상’ ‘레인보’라는 전문 상점 등이 있다. 초기에는 러시아인들을 상대로 텔레비전, 진공청소기 등 가전제품을 팔았으나 요즘은 러시아 선원들이 배에서 마실 음료수와 음식 등 선식을 제공하고 있다. 이 일대에는 러시아인들이 단골로 출입하는 ‘시멘스클럽’ ‘우리집 통닭’ 등 술집이 들어서 있다.

◇최기선 인천시장-"앞서가는 도시 …동북아 거점 자신"

“인천은 공해 시설이 많고 값싼 노동력을 공급하는 ‘수도권 변방’이 아닙니다. 국내에서 가장 생동하는 도시로 ‘동북아 거점지’로 성장할 것입니다.”

초대 민선 시장 시절부터 ‘트라이포트’를 입에 달고 다니다시피한 최기선(崔箕善·사진)인천시장은 요즘 주변으로부터 “마음이 비행기처럼 구름 위를 떠다니는 것 같다”는 평을 듣는다.

송도신도시내 매립지에 대한 분양이 본격화하고 인천국제공항이 개항되는 등 해상의 ‘트윈 포트’가 가시적인 모습을 드러낸 탓이다.

“서울 땅 넓이의 1.6배인 인천에서는 환경 친화적인 개발이 활발히 이뤄질 겁니다. 또 수도권의 중심 항구인 전통의 인천항은 중국 교역은 물론 남북경제교류의 관문으로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

그는 최근 정부에서 민자 유치 사업으로 확정한 △인천국제공항∼서울간 공항 전용 철도 △송도신도시∼인천국제공항간 제2연륙교 △영종도와 용유도내 국제관광단지 사업 등도 인천 발전의 ‘촉매제’라고 강조한다.

“‘도시 하드웨어’ 측면에서 인천만큼 유리한 여건을 갖춘 곳이 없지요. 공항 항만 등 기간시설이 완비된 인천은 21세기를 이끌 미래 도시의 ‘표본’이 될 것입니다.”

최시장은 “국제공항 주변 지역에 대한 기본 정비 계획 수립과 함께 공항, 인천항 주변 지역을 관세자유지대로 지정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개발 수준에 맞춰 지식 환경 문화 등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행정 서비스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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