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히딩크의 신랄한 독설, 한국 프로축구 아직도 멀었다"

  • 입력 2001년 4월 12일 14시 39분


지난 11일 모처럼 봄비가 내리는 가운데 안양종합운동장에서는 프로축구 안양과 포항의 경기가 열렸다. 이날 경기장에는 국가대표팀을 이끌어 가고 있는 히딩크 감독이 방문하여 경기를 지켜봤는데...

대표팀 선발을 위해 안양을 찾은 히딩크 감독은 본부석 근처에서 선수들의 플레이를 관찰하며 선수 찾기에 몰두하는 표정.

하지만 비가 내려서인지 경기 내용은 형편없었고 선수들의 플레이도 기대 이하였던 것. 히딩크 감독은 전반전이 끝난 후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걸어 다니는 것 같다. 프로답지 못하다."라는 거침없는 표현으로 한국 프로축구에 대한 실망감을 나타냈다.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팀들이어서였을까? 공격보다는 수비 위주의 경기를 벌인 양팀은 별 다른 골 찬스를 만들지도 못한 채 지루한 모습을 이어나갔던 것.

연장에서 교체로 들어온 안양의 용병 쿠벡의 오른발 슛으로 경기를 마치기는 했지만 너무나 아쉬운 경기였다.

이어진 인터뷰에서 히딩크 감독은 한국 프로축구의 수준이 떨어지고 특히 스피드와 조직력에 문제점을 지적. 대표팀의 경우 거의 모든 포지션에서 선수들의 능력이 떨어지고 그 중에서도 수비수들이 매우 약하다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이집트 4개국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새로운 선수들을 발굴하기 위해 다리에 깁스를 하고 전국의 경기장을 찾아다녔던 히딩크 감독.

그의 정확한 속마음이야 알 수 없지만 최고의 팀들만을 이끌어 온 그에게 있어 한국 축구의 수준이 낮게 평가받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냉정한 비판과 평가를 통한 수준 향상만이 히딩크 호가 좌초하지 않는 힘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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