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경제]"그린스펀 풋(put)옵션 기대하지 말라"…FT

  • 입력 2001년 4월 10일 15시 32분


"그린스펀 풋옵션(put option)을 기대하지 말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10일 영국왕립경제학회에서 발표될 한 보고서를 인용, 투자자들에게 이같이 당부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인 마커스 밀러는 이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이 FRB가 시장폭락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으며 이같은 효과는 곧 최소한의 판매가치를 보장함으로써 자산가격의 하락을 방지하는 '풋옵션'과 같다고 밝혔다.

그는 "투자자들이 그린스펀 미 연준리(FRB)의장에게 주가하락을 방지해 줄 것을 요구하는 것은 '그린스펀 풋옵션'을 행사하려 하는 것과 같다"면서 "이같은 풋옵션이 실행된다면 풋옵션의 존재의미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린스펀 풋'을 적용해서 주가를 올리겠다는 생각은 명백히 틀렸다는 얘기다.

그는 현재 1137.59포인트인 S&P500지수가 앞으로 지난해 8월 정점 대비 50% 하락한 750포인트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밀러는 그린스펀이 지난 96년 주식시장이 과열됐다고 그 자신이 지적한 것과는 달리 금리인상조치를 취하지 않음으로써 투자자들에게 이같은 풋옵션에 대한 기대를 갖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만약 그린스펀의 신뢰가 급격히 추락한다면 세계의 주가가 폭락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따라서 그는 "그린스펀이 그의 '슈퍼맨'이미지를 서서히(gradually) 탈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시장으로부터 추가금리인하 압박을 받고 있는 FRB는 점진적인 통화완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며 투자자들도 이성을 찾고 주식시장의 거품을 보다 서서히 제거해 나가는 것이 현재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린스펀 의장에 대해서는 금리인하를 신속하고 적절하게 단행하지 않아 경기회복을 지연시켰다는 비판이 늘어나면서 그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여론조사에서는 아직도 미국인 5명중 한사람은 그가 종전의 강한 성장을 뒷받침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미<동아닷컴 기자>heave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