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삼성 4년내 소니 육박"

  • 입력 2001년 4월 8일 18시 36분


“2005년까지 ‘소니’보다 더 강한 ‘삼성’ 브랜드를 만들겠습니다.”

미국의 격주간 경제지 ‘포브스’는 최근호(16일자)에서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를 커버스토리로 다루며 삼성전자의 야심찬 계획을 소개했다.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은 포브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날로그 시대에는 (소니에 비해) 30∼40년 뒤졌지만 디지털시대에는 다르다”면서 소니를 따라잡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관련기사▼

-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포브스는 지난해 3억2000만달러에서 올해 4억7000만달러(약 6300억원)로 상향조정된 삼성전자의 세계시장 광고비와 강화된 마케팅 전략, 기술력 등을 그 논거로 제시했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브랜드컨설팅사 인터브랜드에 따르면 월드 톱브랜드 75개 가운데 삼성은 브랜드가치 50억달러로 43위, 소니가 160억달러로 18위를 기록중. 브랜드 가치면에서 소니가 삼성보다 3배 이상 높다. 또한 삼성전자는 가장 큰 미국시장에서 PC 등 주요 상품을 팔지 못하고 있으며 대박상품을 아직껏 선보이지 못했다고 포브스는 지적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이미 다른 경쟁자들을 앞지르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1998년부터 업계 최초로 디지털TV를 대량생산중이며 올해 말이면 세계 3대 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플레이어 제조업체로 올라설 전망.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4번째로 많은 특허를 등록한 바 있다.

이 같은 역량에도 불구하고 삼성의 주가는 지나치게 낮은 수준. 객관적인 주가지표로 인식되는 주가순자산배율(PBR)과 주가수익률(PER)의 경우 소니가 각각 4.7배와 254배인 반면 삼성전자는 이보다 훨씬 낮은 2.5배(PBR)와 11.3배(PER)에 머물고 있다.

포브스는 이 같은 삼성전자 주식의 저평가 원인으로 3가지를 꼽았다.

20억달러에 이르는 삼성자동차 부채 처리문제와 관련해 채권은행들과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는 데다 한국경제가 아직 97년말 금융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해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

포브스는 이와 더불어 삼성 재벌가의 ‘부당한(undue)’ 영향력 행사가 투자자를 당황케 하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달 이건희 회장의 외아들인 30대 초반의 재용씨가 상무보로 선임된 사실과 관련해 “그가 유능한 경영자라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주주들이 그를 몰아낼 것”이라는 제프리 존스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의 말을 인용하면서 투명 경영이 저평가에서 벗어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