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와인터넷]홍성흔 “4개월 됐는데 ‘컴도사’래요 ”

  • 입력 2001년 4월 8일 18시 27분


두산 홍성흔이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뜬 사진을 가리키며 환하게 웃고 있다.
두산 홍성흔이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뜬 사진을 가리키며 환하게 웃고 있다.
두산 정수근에게 “선수들 중에 누가 가장 컴퓨터를 잘 다루냐”고 물었더니 주저없이 포수 홍성흔(24)을 꼽았다.

홍성흔? 홍콩배우를 연상시키는 선굵은 얼굴과 쾌활한 성격으로 국내 프로야구에서 여성팬이 가장 많은 홍성흔이 컴퓨터까지 섭렵을 했다구?

그에게 “컴퓨터를 배운 지 얼마나 되느냐”고 묻었다. 놀랍게도 “4개월 정도 밖에 안된다”는 대답. 단기간에 빨리 실력이 늘은 이유는 ‘집중투자’한 시간이 많았기 때문이다.

비시즌인 지난해 12월 펜티엄 노트북 컴퓨터를 구입한뒤 하루 4,5시간을 컴퓨터 앞에 붙어 살았다.평소 훈련이나 경기가 끝나면 곧장 집으로 향해 동료들 사이에 ‘모범생’으로 통하는 그에게 노트북은 새로 사귄 ‘여자친구’나 마찬가지. 컴퓨터와 친해진 동기에 대해 그는 “필요하다고 판단이 섰기 때문”이라고 간단히 설명한다.“이젠 야구에서도 많은 선수들이 컴퓨터를 이용해 자료분석을 해요.‘배워야 산다’는 말을 절감했죠.”

홍성흔이 컴퓨터를 이용해 주로 사용하는 기능은 4가지.데이터 분석과 인터넷 검색,게임,팬들과의 화상채팅이다.데이터분석은 상대타자의 컨디션과 습관,구질에 대처하는 장단점을 매일 매일 표로 자세히 기록하는 것이다.예를 들면 7일 잠실 LG전이 끝난뒤 홍성흔은 LG 이병규에 대해 이렇게 기록했다.

‘투수 정진용의 낮은 볼과 변화구에 약점을 보임.직구대처는 여전히 노련함.’

◀홍성흔 홈페이지 사이버 캐릭터

게임은 전지훈련때나 원정 갔을 때 자투리시간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인기게임인 리니지,스타크래프트,포트리스,디아블로 등을 골고루 한다.그는 “게임분야별로 팀내에 고수가 한명씩 다 있다”고 한마디.리니지는 장원진,스타크래프트는 김유봉,포트리스는 이경필,디아블로는 김동주가 각각 ‘최고수’라고 한다.

하지만 홍성흔은 시범경기때는 PC방에서 동료들과 너무 게임에 몰두(?)해 유지훤수석코치로부터 “한번 더 PC방 출입하면 벌금”이란 ‘옐로우 카드’를 받았다.게임이 정신집중에 방해가 되기 때문.

화상채팅은 일종의 팬서비스.무려 1400여명의 팬클럽(아도니스) 회원을 갖고 있는 홍성흔은 1주일에 한차례 정도 팬들과 화상으로 대화를 나눈다.

이젠 집에 컴퓨터뿐 아니라 프린터와 스캐너,CD복사기까지 갖춘 홍성흔은 “이러다 위조지폐(?) 만드는 것 아니냐는 농담도 듣는다”며 특유의 호쾌한 웃음을 짓는다.홈페이지 주소는 ‘www.sungheun.com’.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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