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뉴스]일본영화...역사왜곡 맞물려 고전

  • 입력 2001년 4월 4일 18시 49분


왜곡된 시각의 일본역사 교과서가 일본 문부과학성 검정을 통과함에 따라 정부 일각에서 대일(對日) 문화개방 일정 재검토 등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극장가는 밀려드는 일본영화로 홍수를 이루고 있다.

4일 영화계에 따르면 실직 가장과 그를 둘러싼 가족들의 애환을 그린 「행복한 가족계획」에서부터 「쉘위댄스」로 국내 관객들과도 친숙한 수오 마사유키 감독의「팬시 댄스」,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아드레날린 드라이브」등 10여편 이상이 올해 개봉준비를 마쳤다.

일본영화가 이처럼 전례없이 줄줄이 간판을 내걸 예정이나 일본문부과학성이 일제 군국주의 침략을 정당화한 역사교과서를 검정승인한데 대한 국내의 비판과 분노가 불을 뿜고 있어 충무로에 소프트랜딩하기가 여의치 않아 보인다.

먼저 7일 개봉하는 「행복한 가족계획」은 「남자는 괴로워」등으로 이름을 날린 야마다 요지 감독의 조감독 출신인 아베 쓰토무 감독의 작품.

갑자기 해고통지서를 받고 처가로 거처를 옮긴 뒤 좌절에 빠진 식품회사 영업사원인 가와지리(미우라 도모카즈)가 `즐거운 우리집'을 피아노로 연주하면 300만엔을 준다는 TV프로에 가장의 권위를 되찾겠다며 출연해 가족애를 되찾는 과정이 담백하게 그려져 있다.

공포영화로 명성을 떨친 나카다 히데오 감독의 서스펜스 스릴러물인 「카오스」는 오는 14일 막을 올린다. 인기절정의 여배우 나카타니 미키가 고혹적인 팜므 파탈로 변신해 매력을 과시한다. 또 연기파 배우 하기와라 마사토가 출연해 연기호흡을 맞추고 있다.

매력적이고 악마적인 한 여자의 유괴극을 두고 벌어지는 범죄와 미스터리를 다루고 있다.

오는 21일 국내개봉하는 「팬시 댄스」는 모토키 마사히로, 오자와 켄이 출연한 코믹물로, 아버지의 절을 물려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절에 입산하게 된 주인공이 절에서 겪는 갖가지 해프닝을 담고 있다.

지난 98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됐던 「꿈의 미로」(감독 이시이 소고)는 오는 5월께 선보일 예정이다. 아사노 타다노부와 코미네 레나가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초현실적 세계를 몽환적인 감성과 스타일로 넘나든 이시이 소고 감독의 걸작으로 평가되고 있다.

역시 이시이 소고 감독의 SF펑크액션물 「일렉트릭 드래곤」, 아오야마 신지 감독의 「헬프리스」,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의 멜로물 「해바라기」등도 올 하반기 개봉할 것으로 전해졌다.

영화계 인사들은 "일본대중문화 3차개방을 계기로 사실상 일본영화 수입빗장이 풀림에 따라 국내수입사들이 일본영화 판권을 대거 사들여 전례없이 많은 일본영화들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면서 "그러나 지금까지 국내개봉한 일본영화 가운데 흥행에 크게 성공한 작품이 많지 않은 실정인데다 일본의 교과서 역사왜곡과 관련한 반일감정이 갈수록 고조될 조짐이어서 붐조성이 녹록치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연합뉴스=이명조 기자] mingjo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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