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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3월 28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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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기획은 외국인의 매도공세에 시달린 끝에 4.65% 떨어졌다. 외국인은 사상 최대규모인 8만9000주(73억1000만원)를 순매도했다. e삼성과 e삼성인터내셔날의 지분을 일부 인수할 예정인 삼성SDI도 외국인의 매도우위 속에 2.66% 미끄러졌다. 삼성전기는 외국인이 순매수로 나왔으나 기관매도세에 밀려 0.5% 하락했다. 반면 에스원은 외국인의 대량 사자 주문으로 2.33% 올랐다.일부 종목에 대한 이삭줍기식 매수세를 제외하면
이날 외국인의 투자패턴은 이번 ‘삼성 계열사간 거래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한 외국계증권사 영업직원은 “외국인들은 이재용씨 중심으로 운영돼온 인터넷 지주회사들의 지분이 납득할만한 설명없이 한꺼번에 다른 계열사들로 옮겨지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부당거래 논란〓애널리스트들은 한결같이 “e삼성 등 인터넷 계열사들의 주식이 기업내실에 비해 비싸게 팔렸다”는 의견.
메릴린치는 “삼성SDI가 이재용씨의 e삼성인터내셔날 지분을 주당 4054원에 인수하는 것은 벤처캐피탈회사들이 순자산가치의 30∼40%가 할인돼 팔리고 있는 실정에 비춰볼 때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엥도수에즈WI카증권은 제일기획이 e삼성의 지분 75%를 액면가보다 높은 8684원에 인수하기로 한 것에 대해 실망매물이 쏟아져 나와 주가가 단기적으로 20∼25%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
하지만 인터넷 지주회사들의 기업가치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한 이번 거래가 부당한 지 여부를 가릴 방법은 없다. e삼성이 출자한 인터넷업체들의 경우 나스닥상장업체인 트랜스메타를 제외하면 생긴 지 2년도 안 된다<표 참조>. 또 크레듀를 제외하고는 아직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 이런 인터넷업체들의 미래의 기업가치는 보는 이에 따라 다르게 나오기 마련.
▼e삼성 출자회사 현황▼
| 회사명 | 사업영역 | 자본금 | 출자금액(지분) | 매출액 | 순이익 |
| 크레듀 | 원격교육 | 20억원 | 10억원(50.0%) | 32억원 | 12억원 |
| 베틀탑 | 온라인게임 | 25억원 | 35억원(9.4%) | 40억원 | -71억원 |
| 앤포에버 | 온라인게임 | 30억원 | 18억원(60.0%) | - | -8억원 |
| 트랜스메타 | 모바일 알파칩 | - | 33억원(0.3%) | 1818만달러 | -9770만달러 |
▽관련종목 투자전략〓아이러니컬하게도 외국인의 실망매도는 해당종목을 사들이는데 유리한 여건을 조성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주식 대금이 30억∼208억원가량으로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기 때문이다.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제일기획의 현 주가 8만2000원은 본질가치 7만8597원보다 4% 높은 수준”이라며 “외국인 매도가 일단락되는 시점에 저점매수를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메릴린치도 “삼성SDI의 탄탄한 기업내실을 감안할 때 이번 지출금액은 미미하다”며 주가의 단기약세를 저가매수에 활용하라고 권고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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