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변형 안한 콩 5만t 지난해 수입뒤 늑장 방출

입력 2001-03-19 19:12수정 2009-09-21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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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두부 업체에 콩을 독점 공급하는 농수산물유통공사가 유전자조작(GM)농산물의 안전성 논란 이후 유전자비조작(Non―GM) 콩을 수입했으나 두부 업체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유전자변형 표시제’가 실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뒤늦게 공급한 것으로 19일 밝혀졌다.

공사측은 지난해 9월 수입한 99년산 미국 Non―GM 콩을 인천항 창고에 묵혀 뒀다가 이 달부터 공급하기 시작했으나 두부 업체들은 “생산된 지 1년반 이상이 지나 콩의 품질을 믿을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소규모 두부 업체 모임인 서울연식품공업협동조합은 최근 농림부에 “Non―GM 콩이 변질돼 고약한 냄새가 나고 두부 제조 효율이 20% 가량 떨어진다”라며 반품 등 대책을 호소하는 서신을 보냈다.

공사는 지난해 9월(99년산)과 12월(2000년산)에 각각 2만5000t(70억원 상당)씩 Non―GM 콩을 수입했으나 5개월 동안 GM콩이 섞였을 가능성이 높은 일반 콩만을 시중에 공급하다 3월 ‘유전자변형표시제’가 시행되자 이를 두부 업체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수입된 콩은 두부 업체들이 5개월 가량 사용할 수 있는 분량이다. 이에 대해 농림부 관계자는 “GM 콩의 유해성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격이 10% 가량 비싼 Non―GM 콩을 공급할 이유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공사는 “Non―GM 콩의 비축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수입을 서둘렀을 뿐”이라며 “이 콩은 16일까지 2175t이 공급됐으나 반품 요구는 151t에 불과하며 수차례의 검사에서 품질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합측은 “99년 말 GM 콩 파동으로 300여개 업체가 문을 닫은 뒤 Non―GM 콩을 조기 공급할 것을 요구해왔다”면서 “이 콩을 창고에 쌓아두고 공급하지 않아 결국 변질되게 만든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은 공사측이 국민의 건강에 대한 불안을 외면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환경운동연합 최준호 간사는 “정부가 비록 GM 콩의 무해성을 주장했더라도 수입한 Non―GM 콩을 수입해 놓고도 공급하지 않은 것은 국민의 불안감과 업계의 요구를 도외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GM 콩에 대한 논란은 99년11월 한국소비자보호원이 “두부의 82%에서 GM 성분이 검출됐다”고 발표하면서 불거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해 6월 “GM 콩은 안전하다”고 발표했으나 환경단체들은 계속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해 왔다. 이로 인해 두부 업체는 큰 타격을 입었고 농림부는 이 달부터 콩 옥수수 콩나물에 대해 유전자조작 여부를 표시하도록 했다.

<김준석기자>kjs35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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