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경제대통령 그린스펀

입력 2001-03-16 19:11수정 2009-09-21 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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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대통령 그린스펀/스티븐 베크너 지음/김경중·최남호 옮김/639쪽, 2만5000원/한울

20여년 동안 미 연방준비제도를 취재하고 미국 금융시장 동향 분석가로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저자가 미국 경제 뿐 아니라 세계 경제에 매일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미 연방준비은행 그리스펀 총재의 역할에 대해 솔직히 기록하고 있다.

단순한 금융정책에 대한 이야기들을 뛰어넘어 중앙은행이 지향하는 정책목표와 전략, 그리고 적절한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정부 및 의회와 정책 조율을 해나가는 모습을 전문기자의 번득이는 예지와 시각으로 분석하고 있다.

1987년 8월 당시 베이커 재무장관의 추천으로 레이건 대통령에 의해 연준 의장으로 임명된 이래 그는 벼랑 끝 가까이 가 있던 미국 경제를 회복시켜 92년 이후 2000년까지 연 8년간 연속해 안정된 호경기를 이룩했다.

그린스펀은 경제에 대한 기술적 분석력이 뛰어날 뿐 아니라 의회를 다루는 정치적 소양도 탁월하면서, 재무성 및 백악관과 적절한 관계를 유지할 줄 아는 사려깊고 예민한 금융정책가이다.

그는 90년 자신을 연준의장으로 중임시킨 조지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내가 재임명했지만, 나를 가장 실망시킨 사람”이라고 평가받을 만큼 행정부의 압력으로부터 연준의 독립성 확보를 위해 노력한 사람이다.

그런가 하면 올해 43대 미 대통령으로 취임한 부시 대통령의 감세 법안에 대해서는 종래 자기의 고집을 꺾고 지지하는 입장을 취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재정적자가 발생되지 않도록 감세 규모에 대해서는 미 의회가 신중한 결정을 해줄 것을 조심스럽게 요구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연준의 철학과 전략을 이해하게 되고, 향후 정책변화를 전망할 수 있는 식견까지 갖추게 될 것이다. 미국 경제 현안을 놓고 행정부 의회 연준이 각각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이들이 주도권 확보를 위해 내부적 마찰과 갈등을 어떻게 벌여나가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통화량과 성장, 물가, 금리, 증권, 채권가격, 환율 등의 상호관계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쓰여진 이 책을 읽고 나면 금리와 관련된 연준의장의 말 한 마디가 왜 미국 경제와 전 세계의 증권 환율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또 중앙은행이 왜 정치적 압력에서 벗어나 금융정책을 독자적으로 수행해야 하는지도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원문은 기자의 재치에 넘치는 표현과 속어 등으로 사전의 도움 없이는 이해하기 어렵지만, 다행히 훌륭한 번역자들이 우리말로 잘 옮겨냈다.

원서 제목은 ‘벼랑에서의 탈출: 그린스펀 시대(Back from the Brink : the Greenspan Years)’.

황의각(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고려대 교수·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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