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美 금리인하폭 논란 "최소 0.75%P 내려야…"

입력 2001-03-15 18:36수정 2009-09-21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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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가 14일 동반 폭락하면서 금리인하 폭이 커져야 한다는 주장이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현재로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0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월가 분석가와 투자자들은 0.5%포인트가 내릴 것이라는 기대감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에 시장을 되살리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월가 분석가들을 대상으로 적정 금리인하 폭을 조사한 결과 0.5%포인트가 적당하다고 답한 응답자가 9일에는 85%였으나 14일 증시 폭락 이후에는 35%로 줄었다. 대신 증시에 경기회복의 ‘신호’를 보내기 위해서는 0.75%포인트가 적당하다는 주장이 월가에서 급속히 힘을 얻고 있다. 웰스파고 은행의 손성원 수석연구원은 “증시 하락세를 멈추고 어느 정도의 반등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FRB가 1%포인트 인하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월가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FRB가 0.5%포인트를 적정선으로 보는 것은 금리를 조정할 때 증시 상황보다는 경기지표 전반에 더 무게를 두기 때문. 올들어 나스닥지수가 60% 이상 급락할 정도로 증시는 맥을 못추고 있지만 경기 지표는 엇갈리는 양상이다. 14일 발표된 소매판매는 줄어들었으나 9일 발표된 신규 일자리 창출 규모는 예상에 비해 매우 컸다. 경제가 위축된 것 같으면서도 우려했던 것에 비해서는 낫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 문제도 FRB의 과감한 금리인하를 가로막고 있다.투자자들의 잘못된 판단에 따른 손실을 금리인하라는 정책적 ‘혜택’을 통해 구제하는 선례를 남겨서는 안된다는 것이 FRB의 견해이다. 최근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이 “우리의 주관심사는 금융정책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아니라 시장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고 말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 경제가 98년 러시아 모라토리엄과 헤지펀드 파산 사태 때처럼 극심한 신용경색 현상이 나타나거나 시장이 제기능을 상실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FRB가 0.75%포인트 이상의 금리인하 결정을 내리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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