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천수로 씻으며 컨테이너 생활…60대 여성 새 보금자리 찾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2월 29일 14시 26분


편의점서 끼니 등 복지 사각 3년
제주시 통합관리로 공공임대 입주

제주에서 60대 여성이 3년여 간 생활한 컨테이너 모습.(제주시 제공)
제주에서 60대 여성이 3년여 간 생활한 컨테이너 모습.(제주시 제공)
제주 제주시의 한 컨테이너에서 외부와 단절한 채 생활하던 60대 여성이 일상을 회복했다. 주소지 불일치로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여성이 통합사례관리사의 계속된 설득에 마음의 문을 연 것이다. 최근 공공임대주택으로 이사한 여성은 일용 근로를 시작하며 자활 의지를 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시에 따르면 A 씨는 올 7월 컨테이너 근처 공중화장실에서 이웃 주민에게 포착됐다. A 씨는 그간 마을 용천수에서 씻고 빨래하며 생활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편의점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등 생활 여건이 열악한 상황이었다.

정신질환을 가진 A 씨는 2년간의 병원 생활을 마치고 퇴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족과 단절된 A 씨는 마을 주민들의 도움으로 컨테이너에서 생활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거주지와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달라 기초생활보장 등 공적 급여를 전혀 받지 못하는 상태였다.

60대 여성 A 씨가 생활한 컨테이너.(제주시 제공)
60대 여성 A 씨가 생활한 컨테이너.(제주시 제공)
상황은 시민 제보를 접수한 시가 A 씨를 고난도 통합사례관리 대상자로 지정하고 긴급 지원에 나서면서 달라졌다. 시 통합사례관리사는 수차례 A 씨를 만나 설득했다. 이후 A 씨가 실거주지로 주소를 이전할 수 있도록 행정적인 절차를 도왔다. 기초생활보장수급자 신청을 통해 생계 및 주거·의료급여를 지원하기도 했다.

또 시는 비정형 거주자 우선순위를 적용해 통합공공임대주택 신청을 돕고, 주거복지센터와 연계해 임대보증금 250만 원을 지원했다. 마침내 A 씨는 이달 중순 컨테이너에서 벗어나 공공임대주택으로 이사했다.

ⓒ뉴시스
현재 A 씨는 의료급여 혜택으로 병원 진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밭일 등 일용 근로를 시작해 자활 의지도 다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명미 주민복지과장은 “앞으로도 통합사례관리를 통해 위기 가구의 기본적인 일상을 보장하고 복지·보건·주거·고용 등 가구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적극 지원해 촘촘한 복지 그물망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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