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 블랙박스]스타의 고무줄 나이

입력 2001-03-14 18:49수정 2009-09-21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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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연예가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일반인들이 궁금해하는 연예가의 시시콜콜한 뒷이야기를 시나리오 작가 김영찬씨가 연재한다. 김영찬씨는 영화 <할렐루야>와 조성모의 <투 헤븐> <아시나요>를 비롯 인기 가수들의 뮤직 비디오 시나리오를 썼다.<편집자>






연예인들의 나이는 ‘고무줄’이다.

장유유서를 중시하는 탓인지 대체로 남자 연예인들은 한 두 살씩 올려서 얘기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여자 연예인의 경우는 대부분 몇 살씩 나이를 낮춘다.

하지만 학연으로 얽히고 설킨 한국 사회에서는 그 비리가 얼마 가지 못한다.

오랜 조연 시절을 거쳐 시트콤 한방으로 ‘최단기간 최다 CF출연’이라는 기록을 세웠던 탤런트 A씨는 연예계에 알려진 나이보다 실제로는 두세살 어리다는 소문이 있다. 그래서 오랜 세월 그를 형이라고 불렀던 일부 남자 연기자들이 벼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다른 자리에서 그가 밝힌 군입대 연도를 따져보면 항간의 소문이 헛소문일 것이라는 계산이 나오기도 해서 여전히 진실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영화인들 사이에 인격자로 통하며 존경을 받고 있는 B씨는 6·25전쟁 통에 태어나는 바람에 출생 신고가 잘못되어 본의아니게 2년정도 젊어지는 특혜(?)를 누렸다.

하지만 그보다 한두 살 어린 연기자나 코미디언들이 이름을 불러대며 맞먹을 때는 점잖은 그분의 성격에도 썩 유쾌하지 않았을 것이다. 후에 B씨의 고등학교 동창이 가요계의 정상을 오랫동안 지켜온 C씨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동안 B씨에게 거리낌없이 이름을 불러왔던 연예인들이 갑자기 형이라고 부르거나 혹은 어설픈 반말에 끝에 “∼요?” 자만 슬쩍 붙이곤 한다.

생일이 빨라서 1971년생과 학교를 같이 다녔던 72년생 미남스타 장동건은 착한 그의 성격대로 1972년생인 이정재와 친구가 됐다. 하지만 이정재가 1973년생인 정우성과 같은 해에 학교를 다닌 관계로 말을 놓는 친구가 되는 바람에 장동건과도 친구가 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학번으로 보면 2년 차이가 나는 두 사람은 술에 취하면 친구가 되고 평상시에는 맞존대를 하는 특이한 사이.

얼마전 할리우드로 진출한 영화배우 박중훈은 후배들과 술자리를 갖게 되면 꼭 모든 사람들의 주민등록증을 꺼내게 해 호칭까지 정해준다. 그 자신이 데뷔시절 한 살을 슬쩍 올렸었던 죄책감(?)에 후배들의 교통정리를 자청하는게 아닌가 싶다.

한 남자 배우는 영화 상대역으로 나왔던 홍콩 여배우에게 아예 자기 이름을 ‘오빠’라고 가르쳐주는 바람에 촬영기간 내내 오빠 대접을 잘 받기도 했다.

여성적인 이미지로 인기를 얻은 D양의 경우는 실제보다 서너살 정도 나이를 낮춰서 데뷔를 하는 바람에 자신보다 어린 남자 연기자들에게 아직도 ‘오빠’라고 부른다.

김영찬(시나리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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