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탑동 3층 석탑 돌려주세요"

  • 입력 2001년 3월 6일 01시 34분


충남 보령시민들이 인천시립박물관에 보관중인 ‘탑동 3층석탑’을 돌려달라고 인천시에 요구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재인(在仁) 충남 보령시민회 소속 회원 150명은 최근 ‘보령시 남곡동탑동 3층석탑 반환요구 청원서’를 인천시의회에 제출했다.

이 단체는 지난해 3월 석탑 반환을 인천시에 요구했으나 지금까지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하자 이번에 청원서를 냈다.

보령시민회는 청원서에서 “인천시립박물관 옥외전시장에 보관중인 탑동 3층석탑은 보령시 남곡동에 있었다”며 “모든 문화재는 원래 위치에 보존, 보관되고 계승될때 생명력을 부여받게 되는 것이므로 당연히 석탑을 반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석탑은 보령시 남곡동 왕대산 기슭 탑동마을 절터에 있었으나 일제시대인 1910년대 인천회부(會府·현재의 시의회) 의원이었던 일본인에 의해 인천으로 반출됐다.

이어 일본인은 인천 동구 송학동 자신의 별장 조경물로 석탑을 사용해 왔으나 해방된 뒤 92년 6월 시립박물관으로 옮겨졌다.보령시민들은 또 고려 중기 제작된 이 석탑은 원래 5층이었으나 일부가 파손돼 지금은 3층(높이 230㎝, 가로, 세로 120㎝)만 남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령시는 지난 92년 발간된 ‘한국문화재비화’를 통해 석탑이 인천으로 반출된 사실을 알았고 시립박물관을 관람한 보령시민의 제보에 의해 현재의 탑동 3층석탑 위치를 파악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시 관계자는 “5층탑이 파손돼 3층탑으로 됐다는 증거가 없는데다 인천에서 수십년간 보존해온 유물을 돌려 달라는 것은 억지”라며 반환거부 입장을 밝힌 뒤 “보존가치가 커 조만간 시 문화재로 지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규기자>jangk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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