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태안 모래언덕 "또다시 개발바람"

  • 입력 2001년 2월 27일 01시 21분


세계적으로 보전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충남 태안군의 해안사구(海岸砂丘) 보전을 위해 행정기관 등이 노력을 하고 있으나 관련 민원이 끊이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26일 태안군에 따르면 사구 중에서 가장 보전가치가 높은 원북면 신두리 지역의 경우 최근 이 일대 사구를 소유하고 있는 P개발측이 군의 건축불허가 조치에 불복, 대전지법에 산림형질변경 허가신청 반려 처분취소 행정소송을 내 승소했다.

P개발측은 해수욕장을 끼고 있는 이 일대에 근린생활시설 및 다가구주택 부지를 조성하기 위해 군에 산림형질변경 허가를 냈으나 군이 사구지역 보전과 체계적 개발을 위해 이를 반려하자 소송을 냈다.

이에 따라 군은 즉각 항소했으나 2심에서도 패소할 경우 해양수산부와 환경부 문화재청이 이 일대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려는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전망이다.

태안군 관계자는 “이 일대 30여건의 각종 인허가 관련 민원이 접수된 상태여서 무차별적인 난개발로 사구 파괴가 우려되고 있다”며 “환경부 등이 이 곳을 보전할 수 있도록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곳 사구와는 다소 떨어져 있으나 역시 보전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남면 안면도 내 바람아래 해수욕장과 고남면 운여해수욕장 앞바다에서도 유리 원료인 규사를 채취하려는 Y기업과 H유리측이 군측에 공유수면 점용허가를 내놓은 상태.특히

H유리측은 안면도 국제꽃박람회가 열리는 꽃지해수욕장에 있는 정사(淨沙)공장의 철수를 조건으로 운여해수욕장의 규사 채취를 요구하고 있어 내년에 국제꽃박람회를 치러야 하는 충남도와 태안군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이평주사무국장(38)은 “연근해의 규사 채취는 사구훼손과 어장의 황폐화로 이어지고 있다”며 “충남도와 태안군이 사구보전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만큼 사구보전 대책이 흔들려선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태안〓이기진기자>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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