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경제]美의회, 일본시장 개방요구 거세

  • 입력 2001년 2월 23일 16시 52분


미국 무역적자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는 발표 이후 미국의 일본시장 개방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고 23일 요미우리 신문(인터넷판)이 보도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21일 상품과 서비스를 포함한 미국의 지난해 무역적자가 자동차와 산업용 기자재의 수입 급증에 따라 사상 최고인 3696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특히 중국에 대해 전년보다 22% 증가한 838억달러의 적자를 내 교역상대국 중 최대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대일 적자는 813억달러로 전년보다 10.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미 의회에서는 "일본시장의 폐쇄성이 미국의 무역적자를 낳고 있다"며 대일 강경책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 상원의원인 막스 보커스는 "일본과 중국은 미국 무역적자를 초래한 가장 큰 주범들이기 때문에 양국 시장을 개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미국 경제가 계속 둔화세를 보이고 실업자수가 늘어난다면 미국이 대외무역에서 좀더 강력한 태도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작년 12월로 기한 만료된 뒤 갱신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자동차 산업협정을 놓고 일본정부와 경제지도자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미국의 자동차 제조업자들이 판매량 감소로 고통을 겪고 있기 때문에 미국 협상자들은 일본에서 자동차 판매를 큰폭으로 증가시키는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철강 또한 미국이 일본에게 보호주의적 조치를 요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로버트 죌릭 미 무역대표는 외국 기업들의 불공정한 관행 때문에 미국 철강 회사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부시 대통령이 1월 취임식 이후 일본과 관계를 긴밀히 가질 것을 거듭 주장해왔고 대통령 경제자문위원인 로렌스 린드세이도 "우리는 일본에 압력을 주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으나 결국 부시정부도 이같은 추세를 따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정유미<동아닷컴 기자>heav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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