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아파트관리비 줄이기 "인건비 비중 따져보세요"

  • 입력 2001년 2월 22일 18시 50분


‘아파트 관리비를 한 푼이라도 줄일 수는 없을까.’ 요즘 같은 불경기엔 관리비도 무척 커 보인다. 국세청이 7월부터 아파트 위탁관리회사의 수입에 부가가치세를 물리기로 해 전국 아파트의 절반 정도는 관리비가 10% 가량 오르게 됐다. 서민가계에 주름살이 하나 더 늘게 된 셈. 서울지역의 30평형대 아파트라면 관리비가 매달 20만∼30만원. 만만치 않은 돈이지만 정작 관리비 내용을 꼼꼼히 살피는 사람은 드물다. 조금만 신경 쓰면 관리비를 줄일 수 있는 묘책이 보인다.

▽관리비, 줄일 수 있다〓우선 주민들이 똘똘 뭉쳐야 한다. 입주자 대표회의를 통해 청소, 승강기 관리, 소독 등 용역업체 선정과정에서 관리비를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각 구청이 발표한 관리비 절감사례에는 경쟁입찰 방식으로 용역업체를 선정해 관리비를 줄인 경우가 많다.

아파트 의무 하자보수기간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 아파트는 분야별로 1∼15년 이내에 하자가 생기면 시공업체가 의무적으로 고쳐주도록 돼있다. 시공업체는 괴롭지만 입주자로서는 당연히 챙겨야 할 권리다.

단지 내에 알뜰시장을 유치하는 등 수익사업을 벌여 관리비에 보태는 것도 대표적인 관리비 절감요령으로 꼽힌다.

▽관리비 싼 아파트 고르기〓집을 고를 때 아예 관리비가 적게 나오는 아파트를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인건비가 적게 들어가는 아파트를 고르는 게 첫째. 관리비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높을 경우 80%에 이른다. 동(棟)마다 경비원이 있는 곳보다 몇개 동을 묶어 통합경비실을 운영하는 아파트가 유리하다. 무인경비시스템이 있는 아파트가 인건비 부담이 적은 것은 물론이다.

인건비 다음으로 따져봐야 할 항목은 난방비. 지역난방을 사용하는 아파트가 그렇지 않은 곳에 비해 관리비가 30% 남짓 싸다. 복도식보다 계단식 아파트의 관리비가 싸고 새 아파트일수록 관리비가 줄어드는 것도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단열비용이나 수선유지비가 적게 들기 때문. 또 주상복합 아파트보다 일반아파트, 소규모보다 대규모 단지의 관리비가 저렴하다.

▽알면 피할 수 있는 관리비〓이사할 때는 입주할 아파트의 관리비 영수증을 반드시 챙겨야 한다. 관리비는 후불이므로 아직 청구되지 않은 이번 달 관리비는 전 입주자로부터 현금으로 받아둔다. 관리사무소에서 이사일을 기준으로 산정해 준다. 경매로 아파트를 낙찰 받을 때 전 거주자가 내지 않은 관리비는 낙찰 받은 사람이 내야 한다는 것도 유의해야 한다.

아파트가 낡아 수선이 필요할 것에 대비해 미리 쌓아두는 특별수선충당금은 집주인이 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집주인이 특별수선충당금을 세입자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부당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현실적으로 세입자들은 임대차 계약이 끝난 뒤 관리비 영수증을 챙겨 대신 부담한 특별수선충당금을 집주인에게 받아낼 수 있다.

<이은우기자>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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