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건강]무술 자세에서 배우는 건강법

  • 입력 2001년 2월 11일 18시 56분


스키 활강자세와 골프 어프로치 자세의 공통점은? 정답은 두 자세가 모두 말을 타고 있는 자세와 닮았다는 것. 말타는 자세를 무술이나 기공에선 기마자세 또는 마법자세라고 부른다.

금강선무도 포교원 광원스님은 “기마자세는 가장 안정된 자세이기 때문에 태권도 기천 소림권 태극권 당랑권 등 각종 무술 뿐만 아니라 스키 골프 승마 사격 등 스포츠와 기공법의 기본자세”라고 설명했다.

가슴을 펴고 엉덩이를 뒤로 빼 허리를 S자로 만들며 무릎은 구부린 상태가 기본 틀. 이 자세를 몇 분만 유지하면 기(氣)가 잘 흐르고 다리가 탄탄해지며 정력도 좋아지게 마련.

▽다양한 기마자세〓태권도에서는 ‘주춤자세’, 전통무예 기천에서는 ‘내가신장(內家神掌)’이라고 하며 최고의 심신수련 자세로 친다.

불가 무술인 선무도에는 이 자세를 응용한 수십가지의 동작이 있다.

무술에선 유파에 따라 손 모양이나 무릎 각도, 자세의 높낮이가 조금씩 다르다.

소림권에서는 팔을 앞으로 내밀고 손은 말 고삐를 움켜 쥔 듯한 형태, 진가태극권에선 손을 펴서 공을 잡고 있는 듯한 자세, 당랑권에서는 한 손을 머리 위로 올리고 한 손은 옆으로 쭉 뻗는 자세를 취한다.

‘소림내경 일지선’이란 기공법에서는 기마자세를 ‘마보참장공’이라고 부르며 기공수련의 중요한 기초자세로 본다. 기천에선 두 팔을 앞쪽 위로 쭉 뻗고 손바닥을 바깥으로 하여 손끝을 몸 쪽으로 당기는 독특한 자세를 취한다.

▽요통 관절염에 효과〓기마자세는 자세를 정확히 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신을 배꼽 아래 10㎝의 단전에 집중하면서 고요한 심호흡에 빠져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때 육체의 고통을 잊고 무념무상의 상태로 빠져들면 10분 수련으로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심신이 상쾌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기마자세의 핵심은 역근(易筋·근육과 인대 등을 평소 사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당기는 것)과 호흡. 이 자세를 10분 이상 제대로 취하면 누구나 단전에서 깊은 호흡이 이뤄지고 몸의 기혈 순환이 활발해져 손발이 따뜻해지고 정신이 맑아진다. 또 온몸의 관절은 부드럽고 강해진다.

부천 명가한의원 손영태원장은 “특히 척추를 비롯해 온 몸의 뼈마디가 역근돼 요통 관절통 어깨결림 등을 예방 치료할 수 있다”고 말한다.

체내 지방을 태워 비만 치료도 된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비만클리닉 강재헌교수는 “정지상태에서 한 가지 자세로 버티는 저항운동으로 하체의 근육을 강화시켜주고 체력을 높여주는 자세”라고 설명.

▽수준에 맞고 자연스럽게〓기마자세는 온몸의 관절을 역근시키기 때문에 관절과 인대가 뻣뻣한 초보자는 흉내내기도 힘들다. 완벽한 자세를 취하기 위해 관절을 심하게 꺾지 말고 자기 수준에서 최대한 당겨 주는 것으로 족하다. 발목이나 손목도 심하게 당기면 저리거나 쥐가 날 수 있다. 역근만으로도 아주 좋은 스트레칭이 된다.

몸 중심을 처음부터 너무 낮추면 무릎 관절의 인대가 아플 수 있으므로 적당히 낮춘다.

숨은 자연스럽게 길게 내쉬고 들이마신다. 억지로 깊이 들이쉬거나 숨을 멈추고 갑자기 몸에 힘을 주면 복압이 올라가 아랫배가 아플 수 있다.

<이호갑기자>gd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