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세계 지휘계 지각변동의 계절

  • 입력 2001년 1월 30일 18시 49분


베를린 필, 빈 필과 함께 세계 3대 교향악단 중 하나로 꼽히는 미국 뉴욕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새 음악 감독에 로린 마젤(70, 사진)이 선임됐다. 이로써 세계 지휘계 수장들의 '21세기 새 자리잡기'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미국 뉴욕타임스지와 AP 통신 등 주요 언론매체는 30일 일제히 '2002년말 임기가 시작되는 뉴욕 필 새 음악감독으로 로린 마젤이 결정됐다'고 보도했다.

마젤은 독일 출신 전임 지휘자 쿠르트 마주어의 뒤를 잇게 된다.

지휘계는 통상 몇년 동안의 안정상태를 유지하다가 장기판의 말이 움직이는 것처럼 순식간에 대이동에 들어가는 것이 상례.

때를 맞춘 듯 그동안 뉴욕 필 입성이 유력하게 점쳐지던 마리스 얀손스는 2003년독일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 상임 지휘자에 취임할 것으로 최근 알려졌다.

보기 드문 '순(純) 미국산' 지휘자로 뉴욕 필 음악 감독의 또다른 후보로 꼽혔던 제임스 레바인이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 음악감독에서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 옮겨앉는다는 발표가 전해졌다.

이와 함께 또다른 후보인 크리스토프 에셴바흐가 이달초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차기 지휘자로 확정되는 등 한 달 남짓한 기간동안 4개의 세계 지휘계의 주요 직책이 결정된 셈이다. 이로 인한 지휘계의 '연쇄 이동'은 올 한 햇동안 적지 않은 화제를 낳으며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 필 새 지휘자로 결정된 마젤은 자유로운 템포와 극히 개성적인 강약을 구사하는 지휘자로 바이올린 실력도 수준급이어서 지휘자의 '스타성'을 중시하는 뉴요커들의 구미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그는 미국 국적을 보유하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 양쪽에서 교육을 받았으며 다국적의 조상을 보유한 '코스모폴리탄'. 9세때 뉴욕 세계 박람회에서 처음 오케스트라 지휘봉을 든 신동 출신이다.

클리블랜드 교향악단과 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 등의 음악감독을 지냈고 1996년 피츠버그 교향악단 음악감독직을 내놓은 뒤 자유계약의 지휘자로 활동해왔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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