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월드컵 표기순서' 갈등

  • 입력 2001년 1월 27일 18시 39분


‘일본인은 약속은 물론 결정된 사항조차 지키지 않는다. 차라리 국가 표기순을 양보하고 개막전은 평양에서, 결승전은 서울에서 치르자.’(한국 네티즌)

‘한국인은 늘 일본에 대해 열등감을 갖고 있다. 이번 사태도 마찬가지다.’(일본 네티즌)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 명칭 표기를 둘러싼 논란이 한일 양국 네티즌의 감정 싸움으로 비화되고 있다.

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KOWOC)는 26일 인터넷 홈페이지(www.2002worldcupkorea.org) 영문 자유게시판인 ‘포럼’과 국문 ‘열린 광장’을 잠정 폐쇄했다. KOWOC는 알림란을 통해 “이 두 코너에 일부 네티즌의 ‘절제되지 않은 용어’사용이 많아 본래의 취지가 크게 손상받고 있다”며 폐쇄 이유를 설명했다.

게다가 이 사이트를 방문한 미국이나 유럽의 네티즌들은 “한일 양국민은 유치한 싸움 놀이를 중단하라. 이 코너를 중지하는 게 나을 것”이라며 양국을 싸잡아 비난하기도 했다.

또 일부 네티즌은 “앞으로 양국 조직위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데 이 문제로 자칫 공조 체제에 금이 간다면 두 나라 모두에 큰 손해가 아닐 수 없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처럼 인터넷상에서 설전이 전개된 것은 양국 조직위가 서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양국 네티즌들이 믿고 있기 때문.

일본조직위는 “96년 11월 6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공동 개최 검토위원회에서 레나르트 요한손 월드컵조직위원장이 국내 표기는 양국 각자 판단에 일임한다고 발표했으며 당시 발표 내용은 의사록에도 남아 있다”는 주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조직위는 “당시 한국이 일본에 결승전을 양보하는 대신 영문은 물론 자국어 표기 때도 국가순을 프랑스어 알파벳순에 따라 한국 일본으로 하기로 합의했었다”며 “최근 FIFA가 일본 조직위에 보낸 공식 문서에서도 이를 재확인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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