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입체분석]단암전자통신 '연구 전담 자회사 보유'

  • 입력 2001년 1월 25일 18시 27분


《우리 증시의 특징중 하나는 무차별 동반상승 또는 동반하락 현상이다.

특히 코스닥시장에서는 ‘덩달아 매수’나 ‘투매’가 고질화된 상황이다.

이제 ‘옥석가리기’ 정착은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필수과제가 됐다.

본보는 올바른 정보에 근거한 합리적인 투자관행의 정착을 위해 앞으로 개별종목을 선정, 기업경영자 전략분석가 종목분석가 등의 다양한 시각을 통한 입체적인 분석을 시도해보기로 했다.》

▼단암전자통신▼

유선과 무선에 양다리를 걸치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사업기반이 탄탄하다. 투자자들은 대주주가 보유주식을 언제 누구에게 팔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지금의 삼성전자와의 공생관계가 언제까지 가는지도 지켜볼 문제다.

▽뭐하는 기업인가〓RF증폭기와 중계기로 돈을 번다. 작년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20%와 30%.

RF증폭기란 전화 걸 때 핸드폰에서 나온 신호를 멀리 있는 다른 사람의 핸드폰에 잘 전달되도록 증폭시켜주는 장비로 기지국에 설치돼 있다. 시장점유율 70%로 국내업체로는 유일하다.

중계기는 특히나 전파가 잘 닿지 않는 곳의 건물옥상 등에 설치돼 똑같은 역할을 한다. RF증폭기나 중계기는 기술을 공동개발한 삼성전자에만 독점공급된다.

RF증폭기는 95년 통신장비의 중심이 유선에서 이동통신으로 움직이는 것을 알아차리고 내놓은 회심작. 그 전에는 하이브리드집적회로(매출비중 15%)가 82년 회사설립 이후 줄곧 효자노릇을 했다.

▽주식 물량부담은 없나〓장외에 있던 작년 3월 서울구조조정기금에 120억원어치의 전환사채를 넘겼다. 5년짜리지만 만기 이전에라도 주당 7만7400원에 주식으로 맞바꿀 수 있다.

매년 3%의 금리를 주며 만기가 되면 다시 수익률이 10%가 되도록 돈을 더 보태주게 돼 있다. 19일 주가가 3만6500원이니까 서울구조조정기금이 채권을 주식으로 바꿀 우려가 당장은 없다.

그리고 다음달 18일부터 대주주 주식처분 금지기간이 만료된다.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모두 56.1%. 이성혁 부사장은 최근 “장중에 팔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적정주가(굿모닝증권 허도행 애널리스트)〓앞으로 3, 4년간은 지금 생산하는 제품을 팔아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다. 하지만 주가를 화끈하게 올릴 만한 폭발력있는 재료가 없다.

RF증폭기나 중계기는 기본적으로 내수용이다. 2,3년 간격으로 유행이 바뀌는 통신장비업계에서 계속 선두권을 유지한다는 보장이 없다.

작년에 대규모 설비투자가 일단락됐다. 부품을 한꺼번에 대량주문하므로 싼 값에 조달할 수 있다. 하지만 마진율이 5∼6%로 높지 않다. 그만큼 투자한 돈을 뽑는데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다. 주가는 지금 시장여건에서 잘 하면 4만5000원까지는 오를 수 있다.

▽투자포인트(현대증권 오성진 스트래티지스트)〓IMT―2000사업이 1년간 연기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비동기식 장비를 개발할 수 있는 시간 여유를 얻게 된 삼성전자에 아주 유리한 상황전개다. 단암전자통신의 앞날도 덩달아 밝아졌다.

매출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에서 받은 어음과 부품 재고가 크게 늘었다는 것과 나아가 그만큼 돈이 묶여 있다는 것을 뜻한다.

회사측은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주주 지분중 일부를 전략적 파트너에게 팔거나 주가가 좀더 오르면 유상증자를 할 계획이다. 누구에게 얼마에 주식을 넘기는지와 유상증자를 한 뒤 소액주주를 위한 주가관리 방안이 무엇인지에 따라 주가가 달라질 전망이다.

벤처는 사람이다. 연구인력이 전 직원 550명중 85명. 오로지 연구만 하는 자회사로 미국에 단암USA를 설립했다. 신제품을 만들기 위해 스탠포드대학과 공동연구를 한다는데 과연 성공할지 주목된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