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선수협 파동'
속타는 조계현

  • 입력 2001년 1월 18일 19시 05분


“답답하죠. 하지만 어쩔 도리가 있겠습니까. 내가 나설 일도 아니고….”

프로야구선수협의회(선수협) 파동으로 가장 큰 마음고생을 하고 있는 선수 가운데 한명이 바로 두산 ‘팔색조’ 조계현(37).

그는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 신청을 한 6명 중 유일한 미계약자. 지난해말 다른 구단과의 접촉을 포기하고 두산 잔류를 결정한 조계현은 당초 1월부터 두산과의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선수협문제가 터지는 바람에 구단의 모든 업무가 ‘올스톱’됐다. 해외전지훈련 문제는 물론이고 선수들 연봉계약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상태. 당연히 조계현의 연봉협상이 진행될 리가 없다.

두산의 곽홍규 단장은 “지금 올 시즌 야구를 하느냐 마느냐 기로에 서 있는데 솔직히 조계현과의 협상에 신경쓸 여력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조계현은 규약상 1월까지 계약을 마쳐야 한다. 다른 선수들은 뒤늦게 계약을 해도 올 시즌 출전이 가능하지만 조계현은 자유계약선수 신분이기 때문에 1월까지 미계약자로 남는다면 올 시즌은 출전할 수가 없게 된다. 1월까지 남은 13일간이 ‘데드라인’.

지난해 정규리그 7승에 포스트시즌 제1선발로 맹활약하며 ‘제2의 전성기’를 일궈낸 조계현으로선 운도 없게 선수협파동의 ‘불똥’을 맞은 셈이다.

그는 최근 20여일간 제주도로 개인전지훈련을 다녀왔다. 시즌 개막이 불투명해도 체력훈련은 소홀히 할 수 없다는 프로의식 때문.

“다리힘을 기르는 데는 산을 오르는 것만큼 좋은 게 없습니다. 이것 저것 다 잊고 눈 덮인 한라산을 오르니까 근심걱정은 사라지더군요.”

하지만 15일 서울로 돌아와선 다시 운동이 손에 안 잡힌단다. 조계현은 “서로 조금씩 양보하면 타협을 할 수도 있을 텐데 정말 안타깝다”며 긴 한숨을 내쉬고 있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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