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칼럼]조중명 크리스탈지노믹스사장/바이오벤처가 갈 길

  • 입력 2001년 1월 16일 10시 15분


작년 6월 미국 클린턴대통령이 발표한 인간유전체 과제 (Human Genome Project)의 완성과 더불어 선진 각국은 향후 바이오산업을 전략 산업으로 확정하고, 국력을 집중하고 있다.

바이오산업은 기초가 곧 응용으로 연결되며, 천연자원에 영향을 받지 않는 두뇌 집약적 산업이다.자원 빈국이면서 교육열이 높은 우리나라에 가장 적합한 산업이다.

21세기는 바이오산업이 모든 산업영역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임을 전문가들이 예언하고 있다. 매일같이 쏟아지는 과학기술발전에 대한 언론 보도를 보더라도 엄청난 기술의 진보를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바이오산업이 파급효과가 크다고 해도 우리나라의 경우 제한된 자원으로 선진국의 모방 연구로는 도저히 선진국을 따라 잡을 수 없다. 따라서 우리의 현실을 파악하여,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부가가치가 가장 높고, 지적 재산권 확보와 산업에의 응용 가능성을 고려한 효율적인 자원 투자를 이루어야 할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당장 국가적으로 시급한 일은 생명공학의 여러 분야 중 부가가치가 가장 높은 의약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의약은 우수한 신물질을 발굴하면 물질특허를 통하여 15~20년간 독점적 사업권을 확보할 수 있어 경쟁우위를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세계적으로도 시장이 매우 세분화돼 있어 시장 구조상 독점력이 약하다.후발주자 들이 뛰어든다해도 가격저하를 통한 진입방해를 하지 않기 때문에 지속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다만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제약회사들이 바이오 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에 최근의 인간유전체프로젝트에 적절히 대응하여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쉽지 않은 면이 있다. 하지만 70년대 무명의 2류 제약회사이던 스웨덴의 아스트라사가 로젝이라는 위궤양 치료신약개발을 통해 일약 세게적 생명과학 회사로 성장한 것을 보면 바른 전략으로 이 시장을 공략하면 한국에서도 세계적인 생명공학회사들이 나올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럼 의약 분야 중 어느 분야를 어떻게 공략할 것인가?

게임의 이론에서 보면 남보다 뒤진 사람이 앞선 사람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다른 길을 선택하여 모험을 해야 한다.

통신분야에서 한국이 위험을 무릅쓰고 CDMA 방식을 채택하는 차별화 정책을 통하여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것은 차별화된 전략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선진국은 이미 게놈 데이터베이스,기능유전체연구 등에서 월등히 한국을 앞서고 있다.한국은 선진국이 수행하는 연구를 중복, 모방해서 수행할 것이 아니고, 선진국의 여러 유전체 데이터베이스의 활용과 국내에 인프라가 구축된 구조 유전체학(Structural Genomics 또는 Structral Proteomics)을 바탕으로 한 신약 발굴 전략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배경은 구조유전체학은 수천억원을 들여 포항공대에 설립해 작년말부터 운영하기 시작한 단백질구조 연구를 위한 방사광 가속기와 함께 X-선 결정학, 핵자기공명학, 분자 모델학, 분자생물학 및 생화학분야의 우수 인력 및 최신기기의 확보로 충분히 선진국과 경쟁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된다. 더욱이 이미 구조생물학 분야의 우리 과학자들은 지난 수년간 세계적 최우수 논문 발표를 통하여 세계적 인정을 받고 있다.

따라서 국가과학 기술 정책의 구조 유전체학 분야로의 과감한 선택과 벤처자금의 이러한 분야로의 집중 투자로 세계적 신의약 창출을 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구조유전체학을 이용한 신의약 발굴 분야는 우리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할수 있는 유전체 분야중 하나라고 확신한다.

일본은 휴먼게놈프로젝트에서 미국에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뒤져 있음을 시인하고, 최종 응용 분야인 신약개발에 직접적으로 응용이 되는 구조게놈연구에 국가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일본도 미국의 선도권을 인정하고 차별화된 전략을 통하여 상업화에 앞서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이는 일본처럼 선진국에 게놈연구분야에서 이미 뒤진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크다.

앞서기 위해서는 전략이 달라야 한다.

이제 한국 바이오 산업은 1990년대 후반 발아기를 거쳐 2000년 활짝 피어나기 시작했다. 한국의 중진국 진입을 중화학공업과 반도체가 담당했다면, 이제 선진국 진입은 바이오텍이 담당해야 한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어떻게 확보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국가적 전략을 세우는 2001년이 되어야 할 것이다. 세계적으로 가장 매력적인 의약시장에서 차별적 접근을 통한 세계적인 경쟁력 확보가 가능한 분야를 선택하여 집중적으로 투자함으로 바이오텍을 통한 선진국 진입을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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