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골프장/아시아나CC]그린은 인생 축소판

  • 입력 2001년 1월 11일 18시 44분


‘도전할수록 그 어려움에 매료된다’.

경기 용인 내사면 오봉산 능선에 언덕과 연못 벙커를 절묘하게 가미해 만든 아시아나CC에 대한 골퍼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남성적인 매력이 물씬 풍기는 변화무쌍한 동코스는 특히 강한 언듈레이션을 지닌 페어웨이와 그린,곳곳에 숨어있는 장애물이 어우러져 골프의 묘미를 더해준다.

반면 서코스는 섬세하고 아기자기함을 맛볼수 있어 세심한 공략이 요구되는 코스다.

몇 년전의 일이다. 골프를 좀 한다 하는 친구들과 동코스를 찾았다. 그 중에는 초행 친구도 있었다. 사실은 그 친구들을 혼내줄 요량으로 초청한 라운딩이었다.

첫 홀을 무사히 넘긴 친구들이 “그린이 좀 어렵네”하더니만 두 번째 홀에 이르자 OB를 우습게 내고 그 다음부터는 여지없이 퍼팅의 묘미를 한껏 즐기며 더블,트리플 보기를 다반사로 연출해 냈다.

마치 오르막 길과 내리막 길을 오락가락하는 인생처럼 그린에서 왔다갔다하던 친구들의 심각한 얼굴표정이 지금도 생생하다.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다시는 아시아나로 초청하지 말라”던 그 때 친구들이 이제는 한편으로 늘 고마움을 표시한다.

왜냐하면 공포의 그 라운딩후 골프가 더욱 정교하게 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아내와 함께 라운딩중 서코스 15번홀에서 아내가 이글을 낚아 행운의 아시아나CC 회원이 되었지만 지금은 내가 가장 좋아아고 또 ‘명문’으로 주저없이 자랑하는 골프장이 되었다.

이미 수차례의 프로골프대회를 통해 검증됐지만 이 코스는 36홀중 어느 홀 하나 비슷한 홀이 없어 더욱 더 도전감을 자극한다.

아시아나CC는 각 홀의 다양성으로 인해 18홀이 다 끝나 봐야 그 결과를 알수 있기 때문에 골퍼들의 평가는 각양각색이다.

공정한 예약관리와 스튜어디스와 혼동이 될 정도의 경기보조원 친절은 다른 골프장과 확실한 차별성을 느끼게 한다.

피아노 라이브반주에 곁들여지는 한식과 양식 중식 등 각양각색의 별미를 맛볼수 있는 클럽하우스의 분위기에 취해 있노라면 라운딩후에도 그 상쾌함은 이루 말할 나위가 없다.

‘인생은 실수를 통해서 배운다’고 했다. 그러나 짧은 인생의 치유와 골프는 정확하지 않으면 공략할수 없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최규완(삼성의료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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