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뉴스]장선우의<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제작발표회

  • 입력 2001년 1월 5일 11시 39분


장선우 감독은 엄살꾼이다.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됐는데...잘 해야죠 뭐. 경박하고 아둔하고 갈팡질팡하는 내가 이렇게 제작비 많이 들여서 하고 싶은 영화 찍게 된 건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액션영화는 처음이라 부담도 좀 되고..."

제작비 70억 원(마케팅비 포함, 순제 57억) 규모의 거대 프로젝트 영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제작발표회에서 그가 뱉어낸 첫 마디는 그랬다.

1월4일 오후 2시 프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있었던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제작발표회에는 장선우 감독을 포함해 이 영화의 주인공인 임은경 김진표 김현성, 제작사인 기획시대 유인택 대표, 투자사인 튜브 인베스트먼트 김승범 대표 등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CF 스타에서 영화배우로 발돋움한 임은경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 선 것은 처음이라 너무 떨린다"며 말을 잇지 못했고 '노바소닉' 보컬리스트에서 영화배우로 변신한 김진표는 "장선우 감독에 대한 믿음 하나로 이 영화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세 친구> <온 에어> 등 줄곧 비주류 영화에 얼굴을 비쳐온 김현성 역시 "장선우 감독님 영화에 캐스팅됐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영광이라"며 감독에 대한 강한 믿음을 내비쳤다.

영화 제작을 맡은 기획시대의 유인택 대표는 "최근 미라맥스 영화사 관계자들과 미팅을 가졌는데 이 영화가 안데르센 동화 '성냥팔이 소녀'를 모티프로 한 점에 강한 흥미를 느꼈다"며 "이 영화는 북유럽뿐 아니라 할리우드 공략을 노려볼 수도 있는 좋은 기획 영화"라고 밝혔다.

현재 다큐멘터리 <장선우 변주곡>을 연출중인 영국 영화평론가 토니 레인즈도 이번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눈길을 모았다. 그는 "장선우 감독이 매번 자기 스타일에 집착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에 흥미를 느낀다"며 "이번 영화는 규모도 크고 흥미진진한 영화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선 <장선우 변주곡>의 일부 편집본과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의 이미지 필름이 간략하게 소개되었으며, 기자회견, 포토타임 등이 차례로 이어졌다.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은 가상현실과 현실의 이야기를 뒤섞어 놓은 사이버 퓨전 액션 영화. 게임방 소녀 희미(임은경)와 그녀를 사랑한 남자 '주(김현성)', 그의 친구 '이(김진표)'가 엮어 가는 이야기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희미를 사랑하지만 그 사랑을 얻어낼 수 없었던 주, 주의 절친한 친구이자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이, 현실에선 냉정하고 차갑지만 사이버 세계에선 온순하고 여린 여자가 되는 성냥팔이 소녀. 이 세 사람은 액션 게임과 현실이 뒤엉키는 사이, 슬픈 사랑까지 경험하게 된다.

부산 올 로케로 진행되는 이 영화는 6개월간의 촬영과 후반작업을 거쳐 20001년 8월 개봉될 예정이다.

황희연 <동아닷컴 기자>benot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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