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직장폐쇄' 경고속 선수협 워크숍

  • 입력 2000년 12월 26일 19시 09분


“부당 해고한 6명의 선수를 조건없이 팀에 복귀시키고 선수협의 사단법인화를 인정하라. 우리의 요구조건이 관철될 때까지 해외 전지훈련을 비롯한 모든 팀훈련을 거부하겠다.”(프로야구 선수협의회)

“현재의 선수협 집행부가 활동을 계속할 경우 야구활동 중지 등 일련의 중대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8개구단 사장단 긴급이사회)

미약하나마 대화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것으로 보였던 ‘선수협 사태’가 선수와 구단 양측의 강경책이 잇달아 터져나오며 다시 날카로운 대치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선수협은 26일 경기 용인시 한국인력개발 맨파워센터에서 1박2일간의 워크숍을 시작했다. 현대와 삼성을 제외한 6개 구단 153명의 선수가 참석한 이날 워크숍에서 선수들은 임종석 국회의원과 명계남 영화인회의 사무총장, 서울경마장기수협의회 홍대유회장의 지원연설을 들은 뒤 저녁엔 선수협 운영과 프로야구 제도개선안 등에 대해 열띤 분임토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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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2시가 임박해서 나온 결론은 6명의 무조건 구제와 선수협의 사단법인화 인정. 선수협측은 28일 오전에 팀별 투표를 통해 최종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에 앞서 8개 구단 사장은 한국야구위원회(KBO) 회의실에서 이사회를 열고 야구활동 중지를 포함한 엄포를 놓았다.

야구규약상 활동중지란 1월부터 시작되는 구단의 합동훈련과 해외전지훈련을 비롯, 최악의 경우 정규시즌도 포기할 수 있다는 사실상의 ‘직장폐쇄’를 뜻하는 극약처방.

미국 메이저리그에선 53년 선수노조가 결성된 후 선수파업으로 인한 시즌중단이 5차례, 구단의 직장폐쇄가 3차례 있었다. 가장 최근의 시즌중단은 샐러리캡 도입을 둘러싸고 벌어진 94년의 월드시리즈 무산.

이사회는 또 “외부인이 참여하고 있는 현재의 집행부는 해산돼야 하며 선수들만으로의 순수한 선수협을 새롭게 구성하기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며 “이 요구가 받아들여진다면 6명의 선수에 대한 보류권 포기를 철회하고 해당 선수에게 불이익이 돌아가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선수협의 송진우회장은 “야구단은 구단이나 선수들만의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력행사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구단과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아직도 있으며 우리의 요구조건이 받아들여진다면 현 집행부가 물러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장환수기자·용인〓김상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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