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Digital]전화 법률상담 800-8282 인기

  • 입력 2000년 12월 25일 19시 30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법률 상담, 밤낮 없이 울려대는 상담전화.

한 법률정보 회사가 마련한 핫라인 전화 법률상담이 법조 시장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 전화 법률상담 시스템은 사건 당사자가 법률상담만을 위해 개설된 핫라인(전국 어디서나 800―8282)으로 연결하면 300명으로 구성된 자문변호사 가운데 상담이 가능한 변호사로 직접 연결된다. 변호사들은 각자 고유한 변호가 매겨진 전용 휴대전화를 지급받아 24시간 상담에 응한다. 요금은 30초당 1500원.

이 전화상담은 특히 급박한 법률문제에 부닥친 의뢰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면서 기존의 법률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하루 2000∼3000통의 전화상담이 이뤄진다.

이모씨는 이달 초 망년회에서 회식을 마치고 차를 몰고 귀가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이씨는 음주측정을 거부했고 경찰은 이씨를 현행범으로 연행하려 했다. 이 때가 새벽 3시. 이씨의 전화를 받고 잠에서 깬 김현호(金鉉鎬)변호사는 “음주운전보다 측정거부가 더 무겁게 처벌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씨는 이를 받아들여 음주측정에 응했고 혈중알콜농도가 구속 기준치보다 낮아 구속을 면했다.

또 검찰청에서 조사받다가 영장실질심사를 청구하도록 조언받은 피의자도 있고 교통사고를 일으켜 경찰서에서 피의자 신문조서를 작성하다가 전화를 건 시민도 있다. 이런 경우 변호사가 사실상 수사과정에 입회하는 셈이 돼 수사기관과 갈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일부 법조인들은 “법률상담은 전문적이고 진지해야 하는데 전화 몇마디로 정확한 법률상담이 이뤄지겠느냐”며 “법률시장을 어지럽힌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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