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여성단체·네티즌 "사퇴하라" …부산청장 여성비하 발언 파문

  • 입력 2000년 12월 20일 18시 44분


이병곤(李炳坤)부산지방경찰청장의 여성비하 발언(본보 20일자 A31면 보도)과 관련해 20일 여성단체가 공개사과를 요구하고 나섰으며 부산경찰청 홈페이지에는 네티즌들의 비난의 글이 쏟아지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부산시여성단체협의회와 부산여성단체연합 등 34개 여성단체들은 이날 일제히 성명을 내고 “여성을 보호해야 할 책임을 지고 있는 경찰 최고 책임자가 오히려 공개석상에서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을 한 데 대해 여성계는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이청장의 공식사과를 촉구했다. 여성단체는 이청장을 항의 방문키로 했다.

또 부산경찰청(http://bspolice.go.kr/)과 경찰청(http://police.go.kr/) 등 경찰의 홈페이지에는 19일 오후부터 이청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글이 수백건 올라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부산경찰청 홈페이지에 ‘내 아버지의 명예를 지켜주십시오’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을 통해 “제 아버지는 이청장님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낮은 직급의 경찰관이었지만 항상 청렴하셨고 비상식적인 여성차별에 무릎꿇지 말라고 가르치셨다”며 “직장에서 고질적으로 ‘미스 김’이라 부르는 상사 때문에 제가 화가 나서 집에 들어오면 ‘그런 사람은 무식해서 그렇다’고 위로까지 해 주셨다”고 말했다.

한편 이청장은 20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문제의 발언은 의도와는 상관없는 잘못된 표현이었다”며 “여성단체와 여성경찰관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부산〓석동빈기자>mobidic@donga.com

▼여기자클럽 항의서한▼

한국여기자클럽(회장 윤혜원)은 20일 이병곤(李炳坤)부산경찰청장이 여기자 비하 발언을 한 데 대해 유감을 표시하고 추후 이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촉구하는 항의서한을 전달키로 했다.

<정성희기자>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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