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이상민-맥도웰 '찰떡궁합' 부활

  • 입력 2000년 12월 18일 18시 41분


“전성기 페이스가 살아나는 것 같다.”

농구 전문가들은 요즘 현대 걸리버스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주전 부상과 용병 교체로 시즌 초반 ‘갈지자걸음’으로 비틀거린 현대가 2라운드 후반부터 정상 궤도를 달리고 있는 것. 순위표 바닥을 맴돌던 성적도 18일 현재 8승9패로 공동 5위에 오르며 3위 신세기와 4위 기아를 각각 반 게임차와 한 게임차로 바짝 뒤쫓고 있다. 바야흐로 상위권 진입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

현대가 강호의 면모를 되찾게 된 데는 우선 ‘컴퓨터 가드’ 이상민(28)과 ‘탱크’ 조니 맥도웰(29)의 ‘찰떡 호흡’이 되살아났기 때문. 눈빛만 봐도 서로 의중을 알 수 있다는 둘은 올 시즌에는 부상으로 제대로 손발을 맞출 수 없었다. 시즌 전 근육 파열로 4경기를 쉰 맥도웰이 나을 만하니 이상민이 종아리를 다쳐 제 컨디션이 아니었던 것.

하지만 10일간의 휴식기를 거쳐 이상민과 맥도웰이 부상 후유증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면서 ‘알면서도 당한다’는 날카로운 2 대 2 공격이 위력을 떨치고 있다. 이상민으로부터 아웃렛 패스를 받은 맥도웰은 척척 속공으로 연결하며 공격 성공률도 끌어올렸다.

최근 3경기에서 이들은 팀이 올린 총득점 304점의 절반 가까운 146점을 합작했다. 17일 현대에 15점차로 패한 신세기 코칭스태프는 “이상민과 맥도웰을 막지 못한 게 패인”이라고 말했다.

현대 신선우 감독은 “1게임 남은 2라운드를 5할 승률로 끝내면 목표는 달성한 셈”이며 “이상민과 맥도웰이 자리를 잡았으므로 앞으로는 라운드당 6, 7승을 올리겠다”고 큰소리쳤다.

한편 이들 콤비가 공격을 독식하면서 오히려 나머지 선수들은 공조차 잘 잡을 수 없다며 입이 나올 정도.

이에 따라 신감독은 이상민과 맥도웰의 장점을 살려주는 한편 주전 5명이 기동력을 바탕으로 고르게 득점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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