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은행권 합병 막바지 진통…국민·주택銀 노조 반발

  • 입력 2000년 12월 13일 18시 31분


정부가 금주내 완료하겠다고 밝힌 은행권 합병이 막바지 진통을 겪고 있다.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독일 코메르츠방크가 정부 주도 지주회사의 편입 결정을 유보함에 따라 정부 주도 지주회사는 금명간 ‘한빛, 평화, 광주, 경남은행’을 자회사로 출범할 전망이다.

국민 주택은행 합병은 대주주인 골드만삭스가 합병 논의를 공식 확인했으나 양 노조가 결사적으로 반대하고 있어 금주내 발표 여부가 불투명하다.

정부는 이번주안에 은행 통합에 대한 밑그림을 확정한다는 방침에 따라 우량은행간 통합이 해당 은행간 자율적인 결정에 따라 이뤄질 수 있도록 독려하기로 했다.

13일 외환은행 김경림(金璟林)행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코메르츠방크는 노조의 반발 등 현 국내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편입 여부를 결정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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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한빛+외환’을 주축으로 정부 주도 금융지주회사를 만들겠다는 정부의 복안은 당분간 성사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날 또 미국의 경제전문 통신사인 다우존스는 골드만삭스 피터 로즈기업담당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국민은행의 대주주인 골드만삭스는 주택은행과의 합병 협상을 진행중이지만 공식 발표가 임박했다는 한국언론의 보도에 대해서는 공식 부인했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 국내지사 관계자는 “노조의 저항 때문에 지체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은행도 합병 방침을 정하고 대주주인 칼라일―JP모건 컨소시엄을 상대로 본격적인 설득작업에 나섰으나 대주주가 아직까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진념(陳稔)재정경제부장관은 이날 “은행합병이 올바른 방향이라면 노조와 경영진 주주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이해 관계자들의 이견 때문에 합병을 미뤄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시장에도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므로 이를 독려하는 것은 정부의 책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 김상훈(金商勳)행장은 국민―주택의 합병설에 대한 명확한 입장표명을 요구하는 노동조합의 퇴근 저지로 12일에 이어 13일에도 행장실을 떠나지 못했다. 주택은행 노조도 이날 합병에 대한 공식 입장을 김정태(金正泰)행장에게 요구하고 영업시간 이후 본점에서의 철야농성 준비에 들어가는 등 은행권이 2차 총파업의 위기에 몰렸다.

한편 한국노총의 요청에 따라 이날 오후 노사정위원회 금융부문구조조정특별위원회가 열렸으나 별다른 소득없이 노사정측의 입장만을 확인한 채 마감됐다.

노사정위원회는 14일 오전 본회의를 열고 재타협에 들어간다.

<최영해·박현진·이나연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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