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박스오피스]<언브레이커블>정상에 올라

  • 입력 2000년 12월 11일 21시 13분


추석 시즌부터 시작된 '한국영화 전성시대'가 드디어 종반전으로 치닫는 듯하다.

박제현 감독의 <단적비연수>는 지난 주말 8천2백 명의 관객을 모아 아예 박스오피스 3위에서 8위의 순위로 물러났으며, 양윤호 감독의 <리베라 메>는 2만3천 명의 관객을 동원, 초반의 부진을 '뒷심'으로 만회했다.

<리베라 메>의 총 흥행 스코어는 약 50만 명. 이는 여태껏 약 63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단적비연수>에 비해 약 13만 명이 뒤진 흥행 수치다.

99년 강제규 감독의 <쉬리>가 세운 한국영화 최고 흥행 신기록 갱신을 눈앞에 두고 있는 '공동경비구역JSA'는 지난 주말 1만4천 명의 관객을 추가로 동원, 현재까지 약 238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세 편의 한국영화를 제치고 흥행에 가속도를 붙인 영화는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심리 스릴러 <언브레이커블>. '반전의 미학'이 돋보였던 영화 <식스 센스>로 관객을 사로잡은 M.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이 영화에서 같은 주인공을 내세워 자기만의 스타일을 확고히 지켰다.

"브루스 윌리스가 주연하면 최소 20만은 보장한다"는 국내 영화계의 정설을 증명이라도 하듯, <언브레이커블>은 지난 주말 서울에서만 약 11만5천 명의 관객을 끌어 모아 박스오피스 정상의 자리에 가뿐히 안착했다.

2주 째 정상을 지켰던 <미녀 삼총사>는 지난 주 약 5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2위로 밀려났다. <미녀 삼총사>의 총 흥행 스코어는 약 36만 명. 지난주에도 여전히 31개의 스크린을 확보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객석점유율은 그다지 높지 않았던 편이다.

본격적인 의미의 최초 한일합작 영화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던 이재용 감독의 신작 <순애보>는 예상 밖으로 저조한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 주말 <순애보>가 모은 관객수는 1만9천 명 남짓. <정사>의 이재용 감독과 배우 이정재가 다시 만나 만들어낸 영화라는 점에서 더욱 기대를 모았던 이 영화는, 예상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박스오피스 순위 4위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그밖에 개봉 첫주 박스오피스 4위를 기록했던 <웰컴 미스터 맥도널드>는 지난주 1만2천 명의 관객을 추가로 동원하며 꾸준한 흥행을 과시했고, 개봉 3주째인 <아트 오브 워>는 주말 1만1천 명의 관객을 추가, 현재까지 약 7만 명의 관객동원을 기록했다.

한 권의 철학책을 방불케 하는 수준 높은 일본 애니메이션 <인랑>은 약 6천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국내 박스오피스 순위 10위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인랑>의 저조한 흥행 수치는 이미 예상됐던 일. <인랑>은 몇 편의 할리우드 영화와 한국 영화가 극장을 재편한 가운데 4개의 저조한 스크린 수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한 주 앞 둔 이번 주는 따뜻한 가족 영화의 선전이 예상된다. 전미 박스오피스에서 4주째 정상을 달리고 있는 짐 캐리 주연의 <그린치>와 영국 아드만 스튜디오의 재기 발랄한 클레이메이션 <치킨런>이 개봉되기 때문. 두 영화의 개봉과 함께 이번 주 국내 박스오피스 순위엔 또 한차례의 여진이 불어닥칠 조짐이다.

황희연 <동아닷컴 기자>benot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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