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EMC월드컵]우즈 듀발 "널 믿었다"

  • 입력 2000년 12월 11일 18시 28분


혼자 할 때나 둘이 할 때나 그의 천재성은 변함이 없었다.

11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GC(파72·6939야드)에서 열린 골프 국가대항전인 EMC월드컵(총상금 300만달러) 최종 4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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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섬 방식(두 선수가 공 하나를 번갈아 치는 것)의 경기에서 미국은 타이거 우즈와 데이비드 듀발의 ‘찰떡 호흡’을 앞세워 합계 34언더파 254타로 우승했다.

우즈와 마크 오메라가 출전했던 지난해 말레이시아 대회에 이어 2연패를 달성한 미국은 올해까지 벌어진 46차례 대회에서 딱 절반인 23회 우승을 달성, 골프 최강국의 면모를 과시했다. 우승 상금은 100만달러.

주최국 아르헨티나(앙헬 카브레라―에두아르도 로메로)는 홈팬의 광적인 응원에도 불구하고 미국에 3타 뒤져 2위에 머물렀다. 수천명의 아르헨티나 갤러리는 ‘호랑이’ 우즈를 겨냥해 카브레라의 별명인 ‘오리’와 로메로의 애칭인 ‘고양이’를 연호하며 역전 우승을 열망했으나 꿈을 못 이뤘다.

이날 우즈는 전반 9홀을 마칠 때까지는 별로 한 게 없었다. 오히려 듀발이 과감한 장타와 정교한 퍼팅으로 게임을 이끌어갔다. 3라운드에서 3타차 선두였던 미국은 우즈가 헤매면서 10번홀까지 아르헨티나에 1타차로 바짝 쫓겼다. 9번홀에서 우즈가 연못 옆에서 힘들게 한 세컨드샷이 둔덕에 맞고 워터해저드에 빠지는 바람에 보기를 한 반면 아르헨티나는 이글로 추격전을 펼친 것.

하지만 우즈는 퍼팅 하나로 단번에 ‘골프 천재’의 이름값을 했다. 11번홀(파3·146야드)에서 듀발의 티샷이 강한 바람을 타고 핀 왼쪽에 멀리 떨어졌으나 우즈가 12m짜리 내리막 롱퍼팅을 버디로 연결, 팀에 2타차 리드를 안겼다. 우즈의 ‘한방’에 한숨 돌린 미국은 아르헨티나가 13, 14번홀에서 연속 보기로 무너지면서 5타차까지 앞서 승부를 결정지었다.

우즈는 “내 파트너가 이번 대회 내내 최상의 플레이로 우리가 우승하는데 앞장섰다”며 듀발을 치켜세웠고 일본에서 벌어지는 내년 대회에도 다시 손발을 맞추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톱10’ 진입이 목표였던 한국은 박남신(41·써든데스)과 최광수(40·엘로드)가 난조를 보이며 7오버파로 최악의 스코어를 남겼다.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출전 24개국 가운데 17위. 마루야마 시게키와 다나카 히데미치가 나선 일본은 합계 22언더파 266타로 파라과이(23언더파)에 이어 4위를 차지하며 아시아 맹주로 자리매김했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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