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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2월 4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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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적 ‘악재’를 점치는 사람들은 공항시설 이전이 득(得)보다는 실(失)이 많다는 데 주목한다.
우선 공항 상주 근무자들이 한 달에 50만원에 이르는 인천국제공항 출퇴근 비용 부담을 덜기 위해 집을 내놓겠지만 이 일대에 특별한 인구유발 요인이 없다. 또 국제선을 타고 방한했다가 일대의 상권을 이용하던 외국 관광객들이 줄어들면서 상인들의 지역탈출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랜드’의 김태호 사장은 “김포시나 강서구 일대는 주택 유효수요가 많지 않은 대표적인 지역”이라며 “따라서 집값 상승이 예상되는 내년 봄 이사철이 되더라도 집값이 상승세를 타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단기적 ‘호재’를 점치는 사람들은 김포공항 일대 주거여건이 나아질 것이라는 데 주목한다.
국제선 이전으로 이 일대 항공기 소음이 크게 줄어드는 데다 공항 주변의 고질적인 교통정체가 해소될 전망이 높기 때문.
‘부동산 플러스’ 안명숙 차장은 “소득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공항 종사자들이 생활여건이 어려운 인천국제공항쪽으로 거주지를 옮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기적으로 낙관적 기대를 거는 이유는 김포공항에 이웃한 마곡택지지구의 개발이 이 일대 부동산시장에 미칠 파장이 크기 때문. 서울에서 마지막 남은 ‘노른자위’라 할 수 있는 마곡지구에 목동과 같은 대규모 계획타운이 들어설 경우 주거 환경은 물론 상권 활성화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마곡지구는 한강 건너편에 조성중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개발의 연장선상에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개발방향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부동산컨설팅업체 ‘내집마련 정보사’의 김영진 사장은 “월드컵 경기장이 들어설 상암택지지구 조성 계획이 발표된 뒤 인근 은평구 망원동과 수색 일대의 집값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며 “개발에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포공항 이전 후 이 일대 개발제한 구역에 대한 선별 해제 논의도 촉발될 것으로 보여 부동산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상권 변화〓공항을 기반으로 한 강서구 일대의 소규모 점포 등은 당분간 ‘침체의 늪’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공항시설 이전으로 출퇴근자와 외국관광객 감소로 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이기 때문.
여기에 김포공항의 일부 시설을 대형 할인점 등으로 개발할 경우 경쟁상권으로 나설 것이기 때문에 침체기는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이미 강서구 일대에 대형 할인매장이 4곳이나 되기 때문에 공항이전지에 새 유통시설이 들어서도 과연 경쟁력이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고 말했다.
<정연욱·황재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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