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주가 550 회복 마감…외국인 2000억 순매수

  • 입력 2000년 11월 27일 15시 52분


반도체가격 반등에 따른 미국 나스닥과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급반등, 미국 대선 불투명성 해소,국내 국회 정상화 등이 맞물리면서 주가가 550선을 회복했다.

특히 외국인들은 삼성전자와 현대전자 등 반도체 관련주에 1200∼1300억원을 쏟아붓고 은행주와 통신주, 공기업 민영화 관련주 등을 매수하면서 2000억원 이상을 순매수,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환율 급등세가 1180원대에서 진정된 것도 투자심리 안정을 가져왔다.

27일 거래소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1포인트 오름세로 출발한 뒤 외국인들의 순매수 확대 속에서 지난 금요일보다 23.20포인트(4.37%) 급등한 554.04의 일중 고점으로 장을 마쳤다. 종합지수는 이틀 연속 상승하면서 지난 16일(551.26) 이래 6일만에 550선을 회복했다.

코스닥도 전날보다 1포인트 오름세로 출발한 뒤 2.44포인트(3.32%) 상승한 75.94의 일중 고점으로 마감, 이틀째 상승세를 보였다.

선물 12월물은 외국인들이 번갈아가며 매수와 매도우위를 보였으나 현물시장의 외국인 매수세가 강력해지면서 지수가 상승하자 외국인들도 순매수로 전환,전날보다 2.30포인트(3.45%) 급등한 69.00으로 마쳤다.

증시 관계자들은 지난 금요일 이래 다시 지수 저점을 확인했고 반도체 가격 반등 재료 속에서 외국인들의 순매수가 대량 터지는 기술적 반등 국면이 다시 재연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국내외 분석가들이 반도체 가격 반등이 추세적인지에 대해 아직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고, 연말 랠리 기대감이 내년도 경기둔화 예상 속에서 희석화되고 있어 향후 추가적인 상승이 570∼580이나 600선 안쪽에서 묶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만원선에서 매물벽이 이뤄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미리에셋증권의 이정호 연구위원은 “나스닥이 2800에서 주요 지지선으로 지켜지고, 갑작스런 반도체 가격 반등과 미국 대선 불확실성 해소가 어우러진 장이었다”며 “과연 외국인들의 대량 순매수가 이어질 수 있겠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 외국인들의 대량 순매수는 월요일이라는 점과 미국이 지난 금요일 추수감사절 휴일이 있었다는 점에서 아시아계 자금의 단기성 매매측면이 있다고 봐야 한다”면서 “최근 환율 속등에 따른 국내의 민감한 반응을 제외한다면 외국인들의 태도는 여전히 ‘중립’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외국인들은 거래소에서 2068억원을 순매수하고 선물 시장에서도 2704계약의 순매수를 보였다. 코스닥에서는 19억원 순매도를 보였다.

기관들은 거래소에서 138억원, 코스닥에서 19억원을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수는 1359억원, 매도는 489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개인들은 코스닥에서 264억원의 순매수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거래소에서 무려 2026억원을 순매도, 최근의 팔고 싶었던 기회를 최대한 활용했다. 개인들은 지난 23일 이래 3일간 3000억원 이상을 순매도했고, 예탁금 규모도 7조원대 이하로 줄어 증시에서 발을 빼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현대증권의 전진오 수석연구원은 “외국인들의 매매패턴도 단기화돼 있어 반도체가격 반등에 의한 기술적 반등을 최대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연말이나 내년 장에 대해 아직 불투명한 상태여서 지수나 종목별로 수급여건을 재점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이날 거래소 거래량은 3억9002만주로 연 나흘째 3억주를 넘었으나 거래대금은 1조9929억원으로 지난 금요일보다 늘었으나 2조원을 넘지 않았다. 거래소 상승종목은 상한가 49개를 비롯해 635개에 달했고, 하락종목은 하한가 7개를 포함해 183개, 50개 종목은 보합세를 보였다.

코스닥은 거래량 2억7669만주, 거래대금은 1조2075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상승종목이 상한가 99개를 포함해 506개로 하락종목 57개(하한가 5개)를 압도했다.

이기석 <동아닷컴 기자> dong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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