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대한주택보증 자본잠식...건설사 출자금 75% 떼일판

  • 입력 2000년 11월 12일 1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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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기업 구조조정에서 ‘살아남은’ 건설업체 역시 올해 순이익이 대폭 감소할 전망이다.

9일 SK증권에 따르면 11개 건설업체가 퇴출되면서 건설업계가 공동으로 출자해 설립한 대한주택보증이 3만2000여 가구에 대한 공사 재개 부담을 떠안게 돼 연말까지 1조3000억원의 자본 잠식 상태에 놓이게 됐다.

대한주택보증은 아파트 입주 예정자를 보호하고 주택사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정부와 금융기관, 건설업계가 공동으로 출자해 설립한 기관.

대한주택보증의 설립 당시 자본금은 8480억원. 대한주택보증의 전신인 주택공제조합의 자본금이 97년 3조3242억원에 이르렀던 것을 감안하면 회원사들은 출자금 가운데 75% 가량을 출발하면서 이미 감자당한 셈이다. SK측은 “대한주택보증은 지난해 매출 1744억원에 3조8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면서 “이번 건설업계의 무더기 퇴출로 자본 잠식이 우려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출자금을 대손 처리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미 LG건설이 내부적으로 대손 처리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손 상각은 회수가 불확실한 채권을 비용으로 처리하는 계정이다.

법정관리 기업을 제외한 상장 건설사가 대한주택보증에 출자한 금액은 총 3517억원에 이른다. 이를 전액 대손 처리할 경우 주당순이익(EPS)은 평균 438원씩 줄어든다. 기업별 EPS 감소 규모는 중앙건설이 가장 크고 동양고속건설, 고려개발, 한라건설, 현대산업개발 순이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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