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국내증시 '고어 당선땐 환경-IT주, 부시가 되면 굴뚝산업

  • 입력 2000년 11월 6일 18시 37분


태평양 건너 미국 대선에 국내 증권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증시에 대한 미국 증시의 영향력이 갈수록 강화되는 상황에서 미 대선은 더이상 ‘강건너 남의 일’이 아니기 때문.

일단 미국 증시가 대선을 앞두고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누가 당선되든 국내 증시에 큰 악영향은 없을 전망이다. 대선과 관련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갑작스러운 급매도 현상을 보일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

신한증권 박효진 연구원은 “민주당 앨 고어 후보가 당선될 경우 국내에서 환경관련 테마주가 다시 부상하고 정보기술(IT) 관련주의 최근 반등세가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고어 후보는 잘 알려진 환경론자. 미국내에선 그가 당선될 경우 환경 업종이나 대체 에너지 관련 산업이 부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미국 신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첨단 기술업종이나 의료보장제도 등에 관한 업종도 대표적인 고어주(株). 고어 후보가 당선될 경우 국내에서도 이같은 업종이 테마를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비해 공화당 조지 부시 후보가 당선될 경우 반대로 구(舊)경제 관련주 중심의 시장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박 연구원은 그러나 부시의 당선이 우리 증시에 미칠 영향은 고어 후보가 당선됐을 때보다는 상대적으로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부시 후보의 출신지인 텍사스는 미국 석유산업의 발원지와 같은 곳으로 에너지 산업이 수혜업종으로 꼽힌다. 또 전통적으로 공화당이 승리할 경우 초과 수익률을 보였던 제약 업종도 상승 후보다.

일단 두 후보가 막판 접전을 벌이고 있지만 주가 흐름만 놓고 보면 고어 후보의 승리가 점쳐진다. 전통적으로 상승 곡선은 집권당의 승리가 예상될 때 나타나기 때문. 지금까지 25번 선거 가운데 주가 흐름과 대선 결과는 22차례나 일치했다.

한편 과연 ‘부시〓전통주, 고어〓첨단주’라는 공식이 우리 증시에 그대로 연결될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최근 국내 증시에선 기업 퇴출이나 구조조정과 같은 ‘토종 변수’가 워낙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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