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부실기업퇴출로 투기채 펀드 가입자 손실 우려

  • 입력 2000년 11월 3일 17시 59분


하이일드펀드와 후순위채(CBO)펀드 그리고 뉴하이일드(CBO)펀드 투자자는 이번 부실기업 퇴출에 따른 손실이 예상된다. 지난해 대우채 사태처럼 투자손실액수의 분담을 둘러싸고 운용사와 판매사 그리고 투자자들이 한바탕 홍역을 치를 전망이다.

3일 발표된 52개 부실기업이 발행한 회사채는 대부분 하이일드펀드와 후순위채펀드 그리고 뉴하이일드펀드에 편입돼 있다. 애당초 이들 펀드가 기존 채권형 펀드의 부실채권을 넘겨받기 위해서 시판된 만큼 손실발생은 당연하다는 게 투신협회 관계자의 주장이다.

일반투자자들이 이들 펀드에서 입을 손실은 각 펀드별 채권편입비율과 전체 편입채권중에서 퇴출기업이 발행한 채권규모에 따라 천차만별일 것이다.

투자신탁협회에 따르면 2일현재 각 펀드별 설정금액을 보면 하이일드펀드(8조 9000억원) 후순위채펀드(11조 2500억원) 뉴하이일드펀드(4조 4860억원)으로 집계됐다.

회사별로는 현대투신의 설정금액이 제일 많다. 현대투신은 하이일드펀드(1조 6000억원)

후순위채펀드(2조 3000억원) 그리고 뉴하이일드펀드(4000억원)을 판매했다. 다음이 대한투신 한국투신의 순이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이 얼마나 손실을 입을지 아직 미지수다.

무엇보다 오늘 발표된 퇴출기업의 회사채를 투신권에서 정확히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 집계되지 않고 있다.

가령 6월말기준으로 동아건설은 무보증채 4200억원을 포함해서 모두 1조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지만 이중 얼마만큼 투신권의 하이일드펀드와 후순위채펀드에 들어있는지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현대건설과 쌍용양회에서 발행한 회사채가 정상채권으로 분류돼 이들 펀드 이외의 일반 펀드에서 편입돼 있다는 점이다. 일반 채권형 펀드 가입자들도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얘기다.

현대건설이 발행한 회사채규모는 무보증 2조 4000억원을 포함해서 모두 2조 7400억원. 이중 투신권에서 보유중인 채권은 8000억원이 넘는 걸로 알려졌다. 쌍용양회도 무보증 5170억원을 포함해서 모두 1조 8340억원을 발행했다.

투신협회 관계자는 "이들 채권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투신(운용)사와 증권사 그리고 일반투자자들이 얼마씩 배분할 것인지 결정돼야 회원사들을 통해 편입규모를 집계할 것이다"고 밝혔다.

최교전 미래에셋투신운용 채권운용2팀장은 "지난해 대우채 사태를 통해 일반투자자들은 정부방침을 그대로 따르더라도 5%의 손실을 입었다"며 "현대건설과 쌍용양회가 추가로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제2의 대우채' 사태가 재현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팀장은 또한 이번 사태로 그나마 비과세펀드로 몰리던 일반투자자들이 다시 투신권에서 이탈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 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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