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마산 폐교위기 대안학교 주민 성금으로 회생

  • 입력 2000년 10월 29일 22시 51분


건물 임대료를 내지 못해 문을 닫을 위기에 놓였던 ‘대안학교’가 시민들의 성금으로 정상을 되찾았다.

97년 경남도의원이었던 김모씨(39)가 마산시 진동면의 폐교된 한 초등학교를 임대해 기존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학생들을 모아 교육해온 ‘들꽃 온누리 학교’는 98년 이후 마산시교육청에 임대료를 내지 못해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그동안 밀린 임대료만 4200여만원. 30여명의 학생과 월 30만원 안팎의 박봉을 받으며 학생들을 보살펴온 10명의 교사, 그리고 4명의 자원봉사 선생님들이 뾰족한 대책없이 고민하던 지난 9월 초 환경운동가로 널리 알려진 경남대 양운진(梁運眞·52)교수가 성금모금에 나섰다.

양교수가 이 학교의 안타까운 사연을 사이버 공간에 올리고 학교돕기 은행계좌를 개설하자 지역 주민들과 독지가들이 발벗고 나서 한달여 만에 200여명이 5500여만원의 성금을 내놓았다.

학교측은 밀린 임대료를 청산하고 건물과 기숙사도 새로 단장할 수 있게 됐다.

또 모금운동에 앞장섰던 양교수가 이 학교의 ‘무급(無給)교장’을 맡기로 해 하고 시교육청에 절차를 밟고 있어 교사와 학생들의 마음은 그 어느때 보다 가벼워졌다. 이 학교 교사들은 “12명의 고 3학생들이 탈없이 수능시험을 치를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안정적인 학교 운영을 위해 법인으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산〓강정훈기자>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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