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김응룡 감독, 선동렬에 삼성 투수코치 극비제의

  • 입력 2000년 10월 27일 13시 40분


차기 삼성 사령탑으로 내정된 해태 김응룡(59)이 27일 옛 제자이자 한국 프로야구가 배출한 최고투수 선동렬(38·KBO홍보위원)을 만나 코치직을 제의했다고 '스포츠투데이'가 28일자로 보도했다.

'스포츠투데이'에 따르면 김응룡 감독은 이날 오후 서울시내 모처에서 비밀리에 선동렬과 회동, 자신을 도와 삼성 투수코치를 맡아줄 것을 간곡하게 부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리에서 김감독은 선동렬에게 "만년 우승후보인 삼성이 진정한 강팀이 되기 위해서는 선수들의 의식변화와 투수력 강화가 필수"라고 지적한 뒤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선동렬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의사를 강력하게 전달했다.

이에 앞서 김감독은 삼성의 감독제의 직후 선동렬에게 전화를 걸어 한 차례 영입의사를 타진한 바 있다. 김감독은 삼성구단의 영입제의를 수락하는 과정에서 '선동렬 합류'를 필수조건으로 내걸었으며, 삼성도 흔쾌히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감독의 이런 애끓는 '러브콜'에도 불구하고 선동렬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이며 완곡히 거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동렬은 KBO 홍보위원에 어린이 야구교실 등 벌여놓은 일들이 남아 있는 데다 아직 코치를 맡은 준비가 안돼 있다는 이유를 들어 김감독에게 정중히 고사의 뜻을 전달했다.

선동렬은 평소 내년까지 KBO에 봉사하고 1~2년간 미국연수를 다녀온 뒤 지도자로 나서고 싶다는 생각을 가져왔다.

그러나 이에 대한 김응룡 감독의 의지 또한 분명해 앞으로 설득 여하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해태 선수시절부터 선동렬에 대해서는 손끝하나 간섭하지 않을 정도로 깊은 신뢰감을 보였던 김감독은 지난번 시드니 올림픽에서 투수 인스트럭터로 참여했던 선동렬을 지켜보면서 지도자로서도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음을 간파했다.

김감독은 어차피 선동렬의 궁극적인 목표가 훌륭한 지도자라면 기회가 왔을 때 잡는 것도 결코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으로보고 있다.

김감독은 여의치 않을 경우 선동렬과 막역한 사이인 모 야구관계자를 동원해서라도 반드시 영입하겠다는 생각이다. 김응룡 감독과 선동렬은 지난 85년 처음 만나 96년 일보 주니치로 이적할 때까지 11년 동안 감독과 에이스 투수로서 86년부터 89년까지 4연패 등 모두 6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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