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현대불안 재부상 주가 530 붕괴…코스닥도 80 깨져

  • 입력 2000년 10월 23일 15시 57분


현대그룹 구조조정 불안이 다시 장을 억누른 가운데 종합주가지수가 530선, 코스닥지수는 80이 다시 깨졌다.

23일 거래소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528.37로 지난 금요일(545.97)보다 17.60포인트(3.22%) 급락하며 4일만에 다시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79.64로 2.98포인트(3.60%) 떨어져 하룻만에 다시 80선 이하로 떨어졌다.

선물 12월물은 63.70으로 3.90포인트(5.76%) 급락하며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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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국내 증시는 미국 나스닥 증시의 주말 상승으로 555대로 강세 출발했으나 기관과 개인들의 차익실현 속에서 약세로 전환했고, 이후 개장초 순매수를 보였던 외국인들이 순매도로 전환하면서 약세로 전환, 오전장에서 540선을 유지했다.

이후 외국인들의 선물 매도와 삼성전자 등 매도세 확대로 535선으로 밀렸다.여기에다 재정경제부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김만제 의원의 현대건설 등 부실기업 워크아웃 지정 및 국외매각 발언이 시장에 전해진 뒤 530선이 붕괴됐다.

코스닥은 외국인들의 매수세에도 불구하고 한국디지털라인 최종 부도로 투자심리가 약화된 가운데 기관 매도와 개인들의 매도 속에서 약보합세로 전환된 뒤 장후반 거래소 추가 하락에 연동되면서 80선이 붕괴된채 마감됐다.

이날 거래소 거래량은 투자심리 위축이 반영돼 거래량이 2억6916만주로 3억주 이하로 줄었고, 거래대금도 1조9082억원으로 2조원에 못미쳤다. 코스닥에서도 1억8236만주로 2억주를 밑돌았고 거래대금도 1조1324억원에 그쳤다.

거래소 하락종목이 651개(하한가 18개)로 상승종목 194개(상한가 37개)보다 3배 이상 많았고, 코스닥에서도 하락종목이 하한가 37개를 포함해 441개로 상승종목 128개(상한가 46개)보다 3배 이상 많았다.

외국인들은 거래소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은행주에 대한 매도로 160억원, 선물시장에서 1800계약의 순매도를 보였다.

기관들은 프로그램 매도 등으로 750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들은 200억원의 순매수를 유지했다.

코스닥에서는 기관들이 130억원, 개인들이 10억원의 순매도를 보인 반면 외국인들은 171억원의 순매수를 보였다.

최근 외국인들은 종래와는 달리 낙폭과대에 따른 가격 메리트를 중심으로 옥션, 엔씨소프트, 휴맥스, 국민카드 등을 매수하고 있어 코스닥시장에 대한 시각변화 조짐을 보여주고 있다.

종목별로는 거래소의 경우 해외 통신주 강세에 따라 한국통신이 강보합세를 보였을 뿐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를 비롯한 상위 20위권 종목이 모두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외국인 매도와 기관들의 차익실현 매도 속에서도 자사주 매입으로 가까스로 16만원을 지켜냈다.

그러나 현대전자는 장중 약세를 보이다가 김만제 의원 발언 이후 급락, 14.81%로 떨어지며 7000원대의 연중최저치를 다시 기록했다.

은행주는 외환은행의 감자 소식으로 약세를 보이면서 조흥은행이 12.58% 급락하며 2640원대로 떨어졌고 국민은행, 주택은행, 신한은행 등 우량은행들도 모두 약세를 면치 못했다.

금요일 상한가에 접근했던 LG전자나 삼성SDI, 삼성전기 등도 모두 4∼5% 급락했고, 현대차도 5% 이상 떨어졌다.

코스닥에서는 로커스만이 상승했을 뿐 장이 싸늘해지면서 시가총액 1위인 한통프리텔을 비롯해 한통엠닷컴, 다음, 새롬기술, 옥션 등도 모두 약세를 면치 못했다.

시장관계자들은 외국인들의 선·현물 매도세로 신규매수세가 부족한 매수주체 실종이 다시금 지수상승의 한계를 보여줬다고 풀이하고 있다.

앞으로 현대사태가 다시 부각되면서 퇴출기업 선정 및 코스닥의 재무위험성 증폭 등으로 투자심리는 좋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증시 전망도 미국 시장의 향방과 외국인 매매동향과 국내 구조조정 문제에 좌우될 것이라는 예상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유화증권의 허영 과장은 “지난 주말 미국 나스닥의 상승 유지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미국 시장 전망에 확신이 가지 않고 이에 따라 외국인들이 매매를 보이면서 국내 시장의 한계를 보여줬다”고 평했다.

그는 “지수가 전 저점인 500선이 유지되면서 등락을 할 것"이라며 "국내적으로는 현대 등 부실기업 처리 문제가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신영증권의 노근창 코스닥팀장은 “코스닥시장은 거래소시장이 안정되지 않는 한 약세가 불가피하며 향후 전저점에 대한 확인 여부가 다시 중요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동사태가 다시 악재로 돌출하지 않는다면 종목별로 가격메리트가 있어 실적 우량주 등을 중심으로 관심을 갖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시장관계자들은 한국디지털라인의 최종부도가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보이겠으나 장기적으로 볼 때 차입에 의한 M&A나 재무위험도가 높은 기업들이 퇴조하고 수익모델을 갖추고 실적을 바탕으로 한 기업들이 다시 부각되는 계기가 돼야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기석 <동아닷컴 기자> dong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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