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아시안컵]허정무 "한게임 진 것 갖고 왜들 그래?"

  • 입력 2000년 10월 20일 16시 34분


"아이고, 흔들지 좀 마세요. 조별 리그에서 한게임 진 것 가지고 왜 이렇게 떠드는지 모르겠습니다. 국내외 언론들이 한국축구와 감독에 대해 어쩌구 저쩌구 하는 모양인데 신경쓰지 않을 겁니다. 우린 잘 나갑니다"

제12회 아시안컵축구대회에서 와일드카드로 간신히 8강에 오른 한국대표팀 허정무감독.

그는 20일(한국시간) 동아닷컴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차분하지만 짜증 섞인 목소리로 최근의 심경을 피력했다.

-최근 일본언론과 중국언론에 허감독의 전술과 '한국축구의 중국 기생충론' 등이 보도된 것을 알고 있나.(그에게 외국언론의 보도를 알려주자 목소리가 다소 격앙됐다)

"외국언론의 그 어떤 이야기도 신경쓰지 않는다. 지금은 대회를 하고 있는 중이다"

-힘겹게 8강에 올랐는데.

"이제까지 8강에 올라가는 것은 걱정하지 않았다. 8강은 확실하다고 생각했다. 다만 8강에서 어느 팀과 대결할지 그것에 더 관심이 많았다"

-네티즌들은 졸전이었다며 한국축구에 실망했다는 글을 많이 올리는데.

"조리그에서 한게임 밖에 지지 않았다. 한게임 진 것 가지고 하늘이 무너지고 천지가 진동할 듯이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

-현재 선수들의 컨디션은 어떤가.

"이동국선수가 무릎에 부상을 입었다. 내일이면 이란과의 경기에때 출전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선수들의 큰 부상은 없다"

-8강 상대인 이란은 강력한 우승후보로 알려졌는데.

"이란과의 경기는 예상했다. 최선을 다 할 것이다. 선수들도 각오가 대단하다.96년의 패배를 설욕하겠다"

-이란을 이길 전술을 소개해 달라.

"미드필드의 싸움이 될 것으로 본다. 스트라이커인 알리 다에이는 뛰어난 선수인 만큼 전담맨을 배치할 생각이다"

짧은 인터뷰 시간중 그는 '밖에 신경쓰지 않고 꿋꿋하게 갈 길을 갈것'이라는 뉘앙스를 풍기는 말은 몇차례했다. 최근 네티즌들의 '축구생각'을 전해줘야겠다는 생각에 동아닷컴 네티즌들이 게시판에 오른 '한국축구가 싫다' '허감독을 갈아야 한다'는 등의 말을 건냈다.

수화기를 통해 감이 잡히는 그의 반응은 '크게 신경쓰지 않고 나의 길을 가련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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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제호/동아닷컴기자 so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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