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高수익 低위험' 부동산투자신탁 뜨네

  • 입력 2000년 10월 18일 16시 39분


은행권에서 내놓은 부동산투자신탁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국민은행이 7월 선보인 ‘빅맨 부동산투자신탁 1호’를 필두로 국민 2∼4호, 하나 1∼2호, 조흥 1호 등 상품마다 판매를 시작하기 무섭게 매진됐다. 마치 98년말 주식시장에서 뮤추얼펀드의 영화를 재연하는 듯하다.

▽부동산투자신탁이란〓은행이 고객들의 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한 뒤 수익을 되돌려주는 신탁상품. 부동산 매입 개발·임대, 부동산관련 대출 및 유가증권에 투자할 수 있지만 지금은 아파트 시행자에 대출해주고 이자를 받는 것이 전부다.

부동산투자신탁 판매실적
은행펀드총 판매금액
(억원)
투자대상예상 수익률
(연 %)
국민1호 130문정동 대우3차 아파트 12.0
2호 320문래동 현대홈타운 11.0
3호 300 12.0
4호 180용인 죽전 현대홈타운 12.0
하나 1호 90산본 금정동 쌍용아파트 12.3
2호 70상봉동 태영레스빌 9.2
조흥 1호 650용산 도원지구 삼성아파트 8.7

신탁상품이 모두 그렇지만 수익률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아파트 분양률이 저조해 시행자가 은행에 약속한 원금과 이자를 갚지 못한다면 원칙적으로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뜻.

그러나 각 은행들은 이미 분양이 완료됐거나 공사가 상당부분 진척된 사업장만을 고를 뿐만 아니라 돈을 빌려준 아파트 시행 및 시공사로부터 매달 일정액을 적립하게 하는 등 나름대로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있어 실제로 손실위험은 크지 않은 편이다.

▽인기 비결〓한 마디로 고수익을 노릴 수 있기 때문. 국민은행 부동산투자신탁의 연 예상수익률은 11∼12%. 하나은행 1호는 연 12.3%의 수익률이 예상된다. 수익률을 낮게 잡은 하나 2호와 조흥 1호도 각각 연 9.2%, 8.7%로 7∼8%에 불과한 은행 정기예금 금리를 압도한다.

소액으로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국민 하나 조흥은행 모두 최저 투자금액을 500만원 이상으로 정했다. 부동산에 단독으로 투자하려면 수억원은 있어야 하지만 적은 돈으로도 부동산투자의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것.

이 때문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던 투자자들이 부동산투자신탁으로 대거 몰리고 있어 이미 노하우를 갖춘 은행들은 후속상품 준비를 서두르고 있고, 신한 한미 외환 등 나머지 시중은행들도 부동산투자신탁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어떻게 가입하나〓투자대상인 아파트공사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아 모집금액도 작다. 조흥 1호가 650억원으로 그나마 큰 편이었고, 하나 2호는 70억원에 불과했다.

따라서 은행에서는 자산운용회사가 뮤추얼펀드 고객들을 모집할 때처럼 널리 공고하지 않고 창구에서 예약판매를 하는 것이 보통. 우량고객들에겐 미리 판매정보를 준다.

그렇기 때문에 부동산투자신탁에 가입하려면 일단 은행들의 판매계획을 미리 알아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본점에서는 판매 10일 전쯤에 지점에 판매일과 절차를 통보한다.

판매일이 되면 각 영업점 직원은 미리 받아둔 고객들의 청약을 단말기에 입력한다. 선착순. 따라서 가입하려는 사람들이 많을 때는 경쟁에서 밀릴 수도 있다.

한 번 돈을 맡기면 1∼2년간은 찾을 수 없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만약 갑자기 돈을 쓸 일이 있다면 가입은행에서 담보대출을 받을 수는 있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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