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W.I카 증권]"주택 하나 한미銀 합병발표하면 팔아라"

  • 입력 2000년 10월 12일 14시 02분


앵도수에즈 W.I카증권은 12일 주택은행과 하나 한미은행간의 합병이 해당은행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기업가치에 손상을 입힌다며 합병을 발표하면 무조건 팔라고 조언한다.

현재시점이 완벽한 매도시점(perfect selling point)라고 강조한다.

우량은행간 합병으로 초대형 선도은행의 탄생을 기대하는 시장분위기와 사뭇 다른 견해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유정석 앵도수에즈 W.I카증권 은행업종 담당애널리스는 "하나와 한미은행과 합병을 추진하지 않는 주택은행에 대해 4만원의 목표가격을 제시하지만 합병후 주택은행의 적정주가는 2만원 미만으로 보고 있다" 고 밝힌다.

그는 1시 40분현재 주택은행의 주가가 27000원이니 합병발표로 하락하기 전에 팔아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한다.

유애널리스트의 주장은 다음과 같은 전제를 깔고 있다.

그는 3개은행이 11일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주택은행 1주에 하나은행 3.7주,한미은행 4주의 비율로 합친다고 가정한다. 또한 하나와 한미은행의 기존 30대 그룹에 대한 여신중 추가로 무수익여신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제한다. 특히 일반인들의 평가와 달리 두 은행의 신탁계정에서 상당액수의 추가부실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같은 가정아래 그는 '주택+하나, 주택+한미, 주택+하나+한미' 등 다양한 합병시나리오를 가정한다.

결론적으로 유 애널리스트는 합병은행의 BPS(주당순자산가치) EPS(주당순이익) ROE(자기자본수익률) 등이 합병보다 개선되지 않아 합병의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주장한다.

합병대상으로 거론되는 3개 은행의 올해 예상 BPS(주당순자산가치)는 21248원(주택) 8545원(하나) 한미(5774원)이다. '주택+하나'의 BPS는 20,456원으로 주택은행보다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하나+한미'의 BPS는 17599원으로 역시 합병전 주택은행보다 낮게 나왔다.

결국 합병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결론이다.

EPS도 마찬가지다. 3개은행의 EPS는 각각 3477원(주택) -2412원(하나) -877원(한미) 이다.'주택+하나'의 EPS는 552원, '주택+한미'는 1507원 그리고 '주택+하나+한미'는 -382원으로 나타났다. 합병효과를 전혀 기대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ROE도 역시 유사한 모습을 보여준다. 합병전 3개 은행의 ROE는 각각 16.4%(주택) -28.2%(하나) -15.2%(한미)이다. 그러나 짝짓기후 '주택+하나'의 ROE는 2.7%, '주택+하나+한미'는 -2.2% 그리고 '주택+한미'는 8.6%로 나타났다.

이같은 분석을 토대로 유 애널리스트는 "주택은행과 하나, 한미은행의 합병이 발표되기 전에 매도하라"는 견해를 밝힌다.

이에 대해 합병의 투자심리적 효과를 간과하고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구경회 메리츠증권 은행업종 담당 애널리스트는 "주택은행과 하나 한미은행의 합병이 당장 기업가치 상승에 기여하기는 힘들다"고 인정하면서도 "초우량은행의 출현으로 투자심리가 안정을 되찾을 수 있다는 측면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유 애널리스트는 "합병의 심리적 기대감은 하나은행이 4320원(5월 18일)에서 7천원대로 상승할 때 이미 50%이상 반영됐다"며 "이제는 합병의 펀더멘털한 측면을 냉정히 분석해야 할 때다"고 반박한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 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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