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굴뚝株에도 볕들날 있다?"

입력 2000-09-27 18:32수정 2009-09-22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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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 대 599.’

97년말 외환위기 이후 종합주가지수는 98년 6월16일 280선까지 떨어지면서 역사적인 저점을 기록했다. 그로부터 2년3개월여가 지난 2000년 9월27일 종합지수는 599선. 연중 최고치(1월4일의 1059선)에 비할 바 못되지만 어찌됐든 최근 종합주가지수는 98년 6월에 비해 무려 310포인트 이상 높다.

하지만 개별종목의 주가는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700여개의 상장종목 중 현재의 주가(9월26일 종가 기준)가 98년 6월16일 종가를 밑도는 종목이 무려 180여개에 달한다. 관리종목들도 일부 있지만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소리가 나올 만하다.

금리 및 경상수지, 성장률 등 증시 주변을 둘러싼 시장여건이 국가적 위기상황인 98년 당시에 비해 훨씬 양호한 상황임을 감안할 때 현재 주가수준의 저평가 정도를 알 수 있다는 게 증시전문가들의 얘기다.

그렇다면 상당수 종목들이 ‘값싼 취급’을 받는 이유는 뭘까. 대우증권 이재원 연구원은 “두 시점의 종합지수 차이는 삼성전자 SK텔레콤 데이콤 등 지수견인 효과가 큰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이 외국인과 기관들의 집중적인 매수에 힘입어 대폭 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하반기 이후 경기가 상승물결을 타면서 유동성이 풍부한 반도체 철강 자동차 및 기술주 중심으로 매기가 형성된 것. 그런 가운데 이른바 ‘굴뚝주’로 분류되던 가스 전기 등 공공재 성격의 주식과 제지 제약 음식료 등 내수주들은 철저히 소외되면서 주가 상승대열에서 이탈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종목들은 상승할 때 굼뜬 행보를 보이다가, 약세장에선 하락폭이 커져 ‘IMF 주가’보다 못하다는 비아냥을 듣게 된 것이다.

하지만 경기의 하강추세가 뚜렷해지면서 시가총액 상위종목과 소외주의 처지가 크게 달라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귀띔한다.

KTB자산운용 장인환 사장은 “외국인의 매도공세를 받는 대형주는 수급측면에서 불리한 반면 그동안 소외주로 분류되던 경기방어주들은 상승탄력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반도체 등 기술주의 약세에도 불구하고 물량압박이 작은 중소형주 중심으로 기술적 반등장(場)이 나타나는 점과 일맥상통한다.

대우증권 이연구원은 “98년보다 주가가 밑도는 종목 중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증가하면서 주가수익비율(PER)이 7배 이하인 종목(표 참조)들은 ‘장기 매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미국시장에서도 기술주를 매도한 투자자들이 경기방어주인 제약 및 가스주로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될 것 같다는 지적이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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