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말말말]"암표판매 합법화 해달라"

  • 입력 2000년 9월 25일 18시 47분


정당한 이유가 있는 암표상의 변신은 무죄일까.

최악의 시청률을 기록중이지만 사상 최고의 입장권 판매율을 보이고 있는 시드니올림픽에서 암표상의 활약(?)은 그 어느때보다 화려하다.

이들 암표상이 마침내 ‘경찰의 통제없이 자유롭게 암표를 팔 수 있는 구역을 지정해 달라’며 시드니올림픽조직위원회(SOCOG)에 합법적인 암표판매를 공식 요구하고 나서 화제다.

그동안 경찰의 단속에 이리저리 몸을 숨기며 장사를 해온 암표상들은 88년 서울올림픽부터 활약해온 전문 암표상 로니 크리텔라를 ‘대변인’으로 뽑아 공식적인 협상루트를 마련했다.

이들은 “잘 사는 사람들이 입장권을 사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줄을 서겠느냐. 우리는 이들을 위해 약간의 수익을 남기고 되파는 정상적인 거래를 하고 있다”며 이론적인 뒷받침까지 갖춘 상태.

또 이들은 현재 확보중인 표를 못 팔게 될 경우 호주 경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논리도 폈다.

크리텔라는 “조직위원회가 일부 표를 빼돌렸다는 소문과는 달리 암표상들은 대부분 여행사를 통해 표를 구했다”고 해명하고 “무조건적인 단속보다는 별도의 판매구역을 만들어주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조직위측은 “암표상들의 요구는 절대 들어줄 수 없다”며 “이들에게 표를 사는 시민도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시드니〓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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