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금융주 다시 뜨나"…공적자금 추가투입 발표에 상승

  • 입력 2000년 9월 25일 18시 37분


은행주가 어느 정도 ‘예상된’ 급등양상을 보였다. 정부의 공적자금 추가조성이 계획대로 이뤄져 금융권 구조조정이 가속화할 경우 1차적인 수혜주는 바로 은행주이기 때문. 덩달아 증권주도 상승세를 타면서 ‘금융주’가 반등장의 테마주로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5일 주식시장에선 조흥 한빛 외환 등 공적자금 투입은행과 광주 제주 대구 부산 전북 경남 등 지방은행이 모두 상한가까지 치솟는 초강세를 보였다. 은행주 14개 종목 중 무려 11개가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한 것.

▽은행주 반등포인트〓정부의 공적자금 조성규모(40조원)가 기대 이상으로 큰데다 고위당국자가 대형은행간 합병을 유도해 총자산기준 세계 50위내 은행을 만들겠다고 공언한 점 등이 은행주에 ‘사자’주문이 쇄도하도록 만들었다.

KTB자산운용 장인환사장은 “지난 주말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정부의 구조조정 청사진이 발표되는 등 국내외 변수가 호전되면서 금융주가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공적자금 투입은 은행권간 급격한 자금이동을 막고 기업으로의 자금유입을 늘려 금융시장 불안양상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등폭은 제한적일듯〓대체적으로 은행업종에 대한 시각은 우호적으로 바뀌었다. LG투자증권 이준재 애널리스트는 “공적자금 확대로 원활한 구조조정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포드의 대우차 인수 포기 이후 ‘중립’으로 떨어뜨린 은행주의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상향조정한다”고 밝혔다. 대우차 매각차질로 인한 추가손실보다 구조조정으로 인한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

하지만 고유가 반도체경기 둔화 등 해외변수의 부담이 워낙 커 반등은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미래에셋증권 이재호연구위원은 “당분간 은행주의 강세가 이어질 것 같다”면서도 “총여신중 부실대출비율이 평균 10%를 웃도는 가운데 경기하강국면에서의 기업경영여건도 호전될지 여부가 불투명해 은행주의 상승탄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종목은?〓LG증권 이준재 애널리스트는 대우차 매각지연으로 인한 손실규모가 비교적 적고 기업구조조정에 따른 추가손실폭도 내부 수익으로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는 국민 주택 신한은행을 매수유망종목으로 꼽았다. 전통적인 우량은행주를 추천한 셈. 하지만 주식시장 여건이 불투명한 만큼 5월말의 은행주 반등때처럼 지방은행 및 공적자금 투입은행이 은행주 상승을 이끌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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