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허정무감독 유임가능성

  • 입력 2000년 9월 24일 16시 11분


"아무도 이긴 것은 기억해 주지 않습디다. 경기서 진 사실만을 말할 뿐이죠.사실 올림픽대표팀을 이끈 지난 2년동안 진 경기는 불과 세번 밖에 안됩니다.어떤 나라 대표팀도 이보다 좋은 성적을 올린 경우는 드물죠"

시드니올림픽축구에서 8강진출에 실패한 뒤 감독직 사의를 표명한 허정무감독. 그는 결과에만 집착해 추궁하는 한국의 '평가 풍토'를 아쉬워했다.

허감독은 24일 동아닷컴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내일(25일) 기술위원회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질 줄 모르겠으나 '감독직 유임' 결정이 내려져도 생각 좀 해 봐야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일부 언론에서 대표팀 감독을 '외국인 감독' 운운 하는데 글쎄..."라며 외국인 감독 영입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대한 축구협회는 25일 기술위원회에서 허감독 재신임여부를 결정한다.

축구관계자들은 허감독이 책임을 질만큼 잘못한 일이 없고 허감독을 물러나게 하면 집행부의 책임문제도 동시에 거론해야 하기 때문에 유임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있다.

지난 20일 한국팀의 예선탈락이 확정되고 일부에서 허감독 퇴진론을 거론하자 동아닷컴에는 퇴진에 반대하는 네티즌들의 의견이 빗발치고 있다.

지난 22일 귀국한 그는 외부와의 접촉을 자제하고 가족들과 함께 쇼핑과 산책 등을 즐기며 집에서 쉬고 있다.

다음은 허감독과의 일문일답.

-좋은 성적을 거뒀는데 왜 감독직 사의를 표했나

"올림픽 경기서 2승1패면 비교적 좋은 성적이라고 생각한다.그러나 8강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다. 빨리 사의를 표명해야 축구협회에서 얼마남지 않은 듀바이 4개국 축구대회(10월4일부터 듀바이서 개최)와 아시안컵(10월12일부터 레바논서 개최)을 대비할 것이 아닌가."

-감독직 사의 표명뒤 많은 네티즌들이 반발하고 있는데.

"격려에 고맙다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다."

-귀국 뒤 어떻게 지냈나.

"집에서 푹 쉬었다. 가족들과 산책도 하고 쇼핑도 하고. 또 앞으로 진로에 대한 생각도 하고."

-올림픽 본선을 치른 뒤 느낌은.

"우리가 맞붙은 팀은 강팀들이다. 스페인과 칠레 중 한 팀이 우승하리하고 본다. 그러나 첫 경기인 스페인전은 아쉬움이 남는다. 사실 올림픽팀을 이끈 2년동안 진 경기는 세번뿐이다. 어느 나라팀도 이런 성적을 거둔 경우는 드물다. 사람들은 이긴 경기는 기억해 주지 않는다. 다만 진 경기만을 기억할 줄 뿐이다."

-내일(25일) 축구협회 기술위원회에서 유임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생각 좀 해봐야겠다."

-외국인 감독 영입설도 일부에서 나오고 있는데.

"현재 일부 언론에서 대표팀 감독을 '외국인 감독' 운운 하는데 글쎄..."

-감독 사의 표명 뒤 기자들과는 자주 만났나.

"(하도 비판적인 기사를 많이 써서)기자들 만나기가 무섭다."

연제호/동아닷컴기자 so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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